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라이벌 없이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손쉽게 5선 고지에 오르며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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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개표율 98% 기준, 지난 15∼17일 진행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이 87.34%의 득표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에서 80%대 득표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존 최고 득표율 76.7%을 10% 포인트 이상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득표율 4.3%),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3.8%), 러시아자유민주당 레오니트 슬루츠키(3.17%) 등 다른 후보 3명은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지 못했다.

앞서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전날 러시아 최서단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의 투표가 마감된 직후(모스크바 시각 오후 9시)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87%의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고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 폼(FOM)은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투표율도 투표 마감 시간 직전인 전날 모스크바 시각 오후 8시37분 기준 74.22%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6년 69.81%, 2018년 대선 투표율은 67.54%였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열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스탈린 옛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뛰어넘게 됐다.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2000년에 태어난 러시아인은 서른이 될 때까지 단 한 명의 대통령만 겪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푸틴 대통령은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도 넘어선다. 러시아제국 초대 차르(황제) 표트르 대제(43년 재위)만이 푸틴보다 오래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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