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게이트'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여느 때처럼 밝은 표정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퉁퉁 부은 손가락에 굳은 표정으로 입국한 손흥민과 달리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선 이강인은 문 앞에 잠시 멈춰 선 뒤 만면에 미소를 띤 채 팬들을 향해 양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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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입국장 문이 열리고 연두색 후드 티를 입고 초록색 캡 모자를 쓴 이강인이 나타나자 팬 여러 명이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전날 300명이 넘는 팬과 취재진이 몰렸던 손흥민(토트넘)의 입국 현장과는 온도차는 있었지만 이날 역시 1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캡틴 손흥민에게 대들어 손가락을 다치게 하고 대표팀 내 조직력 붕괴의 원흉으로 지목돼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위축됐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양손을 흔들며 환히 웃던 이강인은 팬들의 선물을 받고 여유롭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강인은 지난달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9살 위 선배이자 주장인 손흥민에게 항명한 '탁구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받아 전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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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전 요르단전을 하루 앞둔 저녁식사 시간, 대표팀 핵심 자원인 이강인을 비롯해 몇몇 어린 선수들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했고,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대든 이강인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손가락을 다쳤다. 다음날 요르단전 경기장에서는 이른바 '물병 삼총사'가 태연하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으로 구설에 올랐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요르단을 맞아 졸전을 펼친 한국 대표팀은 결국 4강에서 탈락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력 저하와 선수단 관리 실패 등 이유로 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됐다.

지난달 14일 1차 SNS 사과문을 올린 이강인은 진정성 없는 형식과 내용에 비판이 쏟아지고 광고계 '손절' 분위기가 이어지자 일주일 뒤 영국 런던으로 찾아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고서는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재차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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