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5-2로 역전승했다.

한국에서 MLB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미국 밖에서 열리는 9번째 MLB 정규리그 개막전 장소로 서울 고척돔을 택했다.

'서울 개막전'의 승자는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1-2로 끌려가던 8회에 행운이 따른 상대 실책과 오타니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 서울시리즈 '홍보대사' 역할까지 맡은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은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지만 안타는 치지 못했다. 이날 김하성의 성적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이다.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한국인 최초 빅리거' 박찬호 현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이 마운드에 올라 한국 야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구를 했다. 박찬호 특별고문의 가슴팍에는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를 절반씩 적용한 '파드저스'(PADgers)가 새겨져 있었다.

박찬호의 시구가 끝난 뒤 역사적인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알리는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다저스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1번 타자 무키 베츠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다루빗슈 유가 '피치 클록 위반'으로 볼 1개를 헌납해 볼넷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무사 1루 기회를 잡았지만 오타니 쇼헤이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는 등 후속타 불발로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3회초에는 2사 후 오타니가 고척돔 왼쪽 외야 천장에 닿을 뻔한 대형 파울 홈런을 친 뒤 다루빗슈의 시속 157㎞ 싱커를 공략해 시속 181㎞로 우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안타를 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한 오타니는 고척돔에서 일본인 투수를 상대로 이적 후 첫 안타를 쳤다. 오타니는 곧바로 2루를 훔쳐 미·일 통산 100도루(미국 87개·일본 13개)를 채웠다.

오타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다루빗슈는 프레디 프리먼과 윌 스미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맥스 먼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3회말 샌디에이고 공격에서 서울시리즈 개막전 첫 득점이 나왔다. 첫 타자 타일러 웨이드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의 폭투 때 2루에 도달했다. 잭슨 메릴의 중견수 뜬공에 웨이드는 3루까지 진루했다.

다음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는 1사 3루에서 글래스노우의 시속 148㎞ 슬라이더를 공략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이번 시즌 MLB 첫 타점이자 한국에서 벌어진 MLB 경기의 첫 타점이었다.

다저스는 4회초에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내야 땅볼을 치고서 전력 질주했고, 샌디에이고 3루수 웨이드의 송구가 1루수 미트를 외면하면서 에르난데스는 2루까지 내달렸다.

제임스 아우트먼의 1루 땅볼 때 3루에 도달한 에르난데스는 제이슨 헤이워드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4회말 다시 균형을 깼다. 매니 마차도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하성도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글래스노우의 싱커와 슬라이더를 잘 골라내 볼넷을 얻었다. 유릭슨 프로파르의 투수 오른쪽으로 향한 번트가 내야 안타로 이어지며 샌디에이고는 무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루이스 캄푸사노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이 사이 마차도가 홈을 밟아 샌디에이고가 2-1로 앞섰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8회에 대량 득점에 성공해 승부를 뒤집었다. 다저스는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행운도 따랐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개빈 럭스의 땅볼이 샌디에이고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미트를 뚫고 나갔다. 이 사이 2루 주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기록원은 크로넨워스의 실책이라고 판단했다.

1사 1, 2루 기회가 이어졌고 베츠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오타니는 1사 1, 2루에서 에이드리언 모레혼의 시속 158㎞ 싱커를 공략해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쳐 쐐기점을 뽑았다.

샌디에이고는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로 내세워 21일 설욕에 나선다. 다저스의 서울시리즈 2차전 선발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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