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천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영화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장 감독은 “매 장면이 다 아쉽죠”라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명장면으로 꼽히는 ‘대살굿 장면’을 언급했다. 이른바 ‘컨버스 신은 무당’으로 화제를 모은 화림(김고은)의 열연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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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가장 아쉬운 걸 이야기하자면 대살굿 장면이었어요. 배우 분들이 진짜 잘해주셨는데 50% 정도 밖에 못 담은거 같아요. 시간이 많이 없기도 했고요. 그래서 하루만 더 있었으면 더 잘 했을텐데, 배우들이 한 거에 비해 제가 많이 부족해서 아쉬운 장면 중 하나에요”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두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부담도 뒤따랐다. “기쁨과 부담이 같이 공존해요”라는 장 감독은 “앞으로 영화를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는데 대한 자부심도 있고요. 다음 영화를 만들었는데 400만 했으면 성공한 건데, 전작보다 아쉽다고 하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많이 하죠. 영화는 사실 관객수를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는데, 여러가지 운대가 맞아야지 되지 않나. 그러한 보상심리라던가 그런걸 느낄 겨를이 없어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흥행에 대한 기대에 보상하기 위해 억지로 ‘파묘’ 세계관을 확장해 갈 생각은 없었다. 그는 “대충 만들면 만들죠”라면서도 “결국은 아무리 멋진 포장이 되더라도 이야기가 내실이 없다면, 만들 수 있는 가치가 저한테 있진 않아요. 이야기가 없는데 흥행을 위해서 만드는건 제 연출관이 아니에요”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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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품이나 그렇지만 ‘파묘’도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건 아니였다. 오로지 오컬트 장르의 재미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다가, 후반부 서사에 재미가 반감된다는 관객들도 있었다. 장 감독은 “저는 ‘사바하’ 개봉 했을 때는 다들 ‘검은 사제들’처럼 기대하고 왔다가 ‘이 영화 뭐야’하고 혹평을 받았어요. 이번 영화도 ‘사바하’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와서 ‘이건 또 뭐야’ 하는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저의 연출관은 그래요, 좁은 바운더리 안에서 새로운 걸 찾고 진보해 나가고 싶어요. 그게 진보라고 할 수도 있고, 퇴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관객수와 별개의 마인드 같아요. 영화는 만드는 사람도, 투자사도 아닌 관객이 주인이라고 생각해요. 있어 보이려고 했던 걸 또 하는건 제 연출관이 아니에요. 제 스스로 새로운 걸 보고 싶고, 진보한 걸 보고 싶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걸 도전하려고 해요. 제가 바운더리가 좁아서 그래요. 멜로도 하고 정치 영화도 한다면 편안한 걸 선택할거 같은데 바운더리가 좁아요. 아마도 이런 영화를 계속 할 거 같은데 그 안에서 더 깊게 들어가려고 하는거 같습니다”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장 감독의 오컬트 장르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았다. ‘파묘’ 이후의 차기작 흥행을 예견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인간에게서 시작하는 따뜻함을 가진 장 감독 특유의 장르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내릴 수 있었다.

“제가 그로테스크하고 어두운걸 좋아하는데 성격은 밝아요. 어두운 세계를 다루는데 사람마저 어두우면…. 슬픔은 좋아하는데 어두움을 좋아하진 않아요. 제가 싫어하는걸 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되는거 같아요. 어두운 세계관에 빛을 보는거 같은 그런 느낌이 좋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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