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좋은 예능인인 줄만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세계 최고 이종격투기 대회 UFC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했으며, 정말 강자들이 많다는 웰터급에서 싸우면서 평생 4번밖에 지지 않았다. UFC 무대에서만 13승으로 한국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종합격투기 총전적은 28전 22승 4패다. 그의 왼손에 제대로 맞으면 전기 충격기에 감전된 것처럼 쓰러진다고 해서 '스턴건'(Stun Gun)이란 별명이 붙여졌으며, 매미처럼 등에 올라타 상대를 안 놔주고 끈질기게 괴롭힌다고 해서 '매미킴'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이름은 김동현이다.

지난 19일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시즌2 –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가 베일을 벗었다. '피지컬: 100' 시즌1이 한국 예능 사상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달성했으며, 82개국 TOP 10 리스트에 오르고 6주간 누적 시청시간 1억 9,263만 시간을 기록하며 전 세계를 뒤흔든 만큼 많은 기대 속에 시즌2가 시작됐다.

무엇보다 이번엔 어떤 참가자들이 출격할지에 대해 관심이 컸던 가운데, 한판승의 사나이로 불린 유도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이원희, 레슬링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98년 만에 럭비 국제 스포츠 경기 진출을 이끈 국가대표 안드레진, 압도적인 피지컬의 수영 국가대표 정유인, 도전의 아이콘이자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 핸드볼 간판 박하얀, 피지컬까지 완벽한 배우 이재윤, 운동하는 아이돌 골든차일드 이장준, 시즌1에 이어 재도전하는 아시아 최초 세계소방관대회 우승자 홍범석 등이 등장하며 환호성을 자아내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 등장자.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 중 이미 등장한 99인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는 '마지막 등장자'가 갖는 의미는 크다. 아직 맞붙기 전 상태에서 여태까지의 커리어만 놓고 '최강 중 최강'임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즌1에서는 아시아 최초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아이언맨' 윤성빈이 마지막 등장자의 영광을 차지한 가운데, 시즌2에선 김동현이었다. "나올 사람이 나왔네", "사기캐 아니야? 이건 너무 강력한데", "동현이 형님은 같은 팀을 해야 돼" 등 다른 참가자들은 김동현의 등장에 혀를 내둘렀다.

2017년 6월 콜비 코빙턴과의 경기 이후 파이터로서는 잠정 은퇴를 한 김동현은 '놀라운 토요일', '집사부일체', '대탈출', '뭉쳐야 찬다', '강철부대'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인으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예능에 나갔다고 해서 예능인이 된 건 아닙니다. 아직 파이터의 피가 이글이글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피지컬: 100' 무대에서 이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사전 퀘스트 무동력 트레드밀에서 김동현은 전체 100인 중 최종 10위를 차지했다. "전 선수할 때도 중량급이지만 경량급 선수한테도 달리기 안 졌거든요. 제가 그 자부심이 있어요. 달리기 져본 적 없거든요, 오래 달리기 같은 거."

그리고 첫 번째 퀘스트 1대1 데스매치 공 쟁탈전. C경기장이 격투 케이지로 밝혀지자 김동현은 "밥 먹는 거보다 편하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김동현은 "저는 사실 여기에 싸우러 온 거거든요, 저보다 큰 상대를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처음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느낌의 피지컬을 가진 선수가 있었어요"라며 100인 중에서도 돋보이는 근육을 보유한 피트니스 모델 엠마누엘을 상대로 선택한다.

"저 진짜 격투기 밖에 모르는 바보거든요. 격투기와 관련된 무엇이 있으면 누구한테도 지지 않아요. 벽이 있는 데서 싸우는 거는 전 세계 누가 와도 절대 안 집니다. 김동현이 어떻게 케이지에서 10년 동안 살아왔는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무대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김동현은 이를 입증하듯 엠마누엘을 노련하게 제압했고, 선수 때처럼 케이지 펜스 위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클래스는 살아있다", "역시 레전드는 레전드" 감탄이 쏟아진 가운데, 축구선수 출신 정대세는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김동현은 두 번째 퀘스트 5대5 미로 점령전에서 10팀 중 첫 번째로 팀장 추대된 가운데, 영리하게 팀을 승리로 이끌기까지 했다. 과연 김동현이 최후의 피지컬이 돼 우승 상금 3억 원을 가져갈 수 있을까. "'피지컬: 100'을 UFC라고 생각하고 정말 6년 만에 시합에 오른다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왜 평생 4번밖에 안 졌는지를 저랑 숨소리를 서로 마주한 순간 느끼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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