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2011년 국내 초연 이후 ‘거미여인의 키스’는 올해로 네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그간 정성화, 박은태, 김호영, 김주헌 등 수많은 배우들을 거쳐온 ‘몰리나’. 정일우는 어떻게 자신의 ‘몰리나’를 해석하고 있을까.

사진=스튜디오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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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몰리나는 굉장히 유약하고, 강해 보이지만 한편으로 한없이 슬픔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이 친구는 영화 이야기를 할때 살아있고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입을 가만히 둘 수 없는 거 같아요(웃음). 유일하게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발렌틴이고요. 사랑이 싹트면서 이 사람을 위해 내 한 몸을 바칠 수 있겠다, 희생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갈 수 있게 캐릭터를 잡은 거 같아요. 그래서 안아주고 싶은 여자로 만든 거 같아요”

“2인극이기 때문에 서로 호흡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상대 배우가 어떻게 하는지 (영향을) 1막에서 많이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라는 정일우에게 ‘발렌틴’ 역을 맡은 배우들의 성향에 대해 물었다. 정일우는 “최석진 배우는 극 P에요. 공감능력 제로(웃음). 박정복 배우는 초반에 굉장히 날카롭다가 후반부에 가면서 굉장히 부드러워지거든요. 오빠같은 느낌이 있어요. 차선우 배우는 오히려 제가 안아주고 싶은, 동생같은 모습이 있어요”라고 저마다의 매력을 꼽았다.

사진=스튜디오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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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의미에서 ‘대중’에게 정일우는 TV드라마 속 연예인으로서 더욱 깊게 각인돼 있다. 하지만 ‘거미여인의 키스’는 ‘엘리펀트 송’ 이후 두번째 연극 도전. 정일우는 “(‘엘리펀트 송’ 때보다) 무대가 훨씬 편해진거 같아요”라며 “하지만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에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은 같아요”라고 전했다.

“스타는 한 순간인 거 같아요. 정말 배우가 돼야 평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사하게도 데뷔작(‘하이킥’)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물론 그 작품이 있으니까 지금의 정일우가 있는 거지만, 그 안에 제 노력들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활동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안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오래 할 수 없다고 보거든요. 평가를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고 운만 바라기는 한계가 있어요. 비슷한 작품은 계속 들어오겠지만 그러다 보면 퇴보하고, 뒤쳐질 수밖에 없잖아요”

사진=스튜디오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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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으로 접근했기에 연극 무대를 통해 대단히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보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정일우는 “몰리나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빠져서 이 작품을 선택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뭘 보여주겠다보다는 몰리나를 잘 보여주면 그게 관객분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겠다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이 캐릭터를 처음 만났을때 낯설고, 두려움도 컸어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연출가님의 말이 큰 힘이 됐어요. 자신이 생각한 몰리나와 가장 비슷한 연기를 하는게 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부분에 큰 힘을 얻었고, 내가 준비하고 해석한 캐릭터가 틀리지 않구나 하는 안도감에 자신감있게 준비해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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