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 약 4년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 연극 3편의 제안을 받았었다는 정일우는 “그 중에서 기존에 하지 않았던 캐릭터, 이야기가 ‘거미여인의 키스’”였다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라 안 했으면 하는 분들도 계셨어요”라고 털어놨다.

사진=스튜디오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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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거미여인의 키스’는 무대 경험이 많은 배우들에게도 다소 버거울 수 있는 2인극. 정일우는 쉽지 않았을 도전의 결정적 계기 중 하나로 정문성을 꼽았다.

“고민하던 차에 정문성 형이 예전에 이 작품을 하셨는데 ‘내 인생에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한번 해보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과정은 정말 험난했어요. 두달 반 가량 지하철 타고 (연습실을) 오가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고민을 했어요. 배우, 연출자들과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좋은 작품을 올릴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완성이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매 회 공연하면서 부족한 걸 찾고, 그걸 채워넣으려고 하는게 연극의 묘미라고 생각해요. 매번 관객 분들의 리액션도 달라지고요. 그런 반응에 휩쓸리지 않고 제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작품 끝나고 보러 오시는 지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떻게 보셨고, 어떤게 부족해 보이는지 리뷰를 많이 들어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를 깨닫고 있어요”

사진=스튜디오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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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회차 부족함을 찾고, 이를 채워가는 과정이 연극이라고는 하지만 배우로서 정일우가 관객들에게 전하려는 최소한의 목표도 있을 터. 그는 “이 작품이 사랑의 쓸쓸함과 애절함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를 잘 전달하려고 하고 있어요”라며 "그런 것들은 연습하면서부터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매 공연마다 완성도를 100% 가까이 올려서 보여드리려고 해요. 저는 이미 25번 정도 고민을 했지만, 오늘 처음 오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매번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게 굉장히 힘든 부분인거 같기도 하고요”라고 털어놨다. 

정일우는 이번 연극에서 자신을 여자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 역을 맡았다. 간략한 인물 소개로는 마냥 낭만적일 것만 같지만 극중에서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구속됐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수감자 신분. 여기에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성향의 ‘발렌틴’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스튜디오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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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가 가지고 있는 사랑이 뭔지 정말 많이 고민을 했어요. 공연 전에 멘붕이 왔는데, 그때 정문성 형한테 전화를 했어요.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사랑은 이성과 호기심에서 시작한게 아니라 아예 다른 차원인 거 같다고 했어요. 문성이 형도 그게 맞고, 모성애 가까운 사랑이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게 정답이다 싶더라고요. 제가 어머니에게 받는 사랑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니까 해결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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