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대비하고자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던 사람들이 계속 줄고 있다. 자발적 선택이기에 국민연금 신뢰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통하는데 노후소득 보장 장치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아직은 깊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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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공표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 11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임의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를 합한 자발적 가입자 수는 85만8829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인 2022년 12월 말(86만6314명)보다 7485명이 줄었다.

국민연금 자발적 가입자는 2017년 67만3천15명, 2018년 80만1천21명, 2019년 82만6천592명, 2020년 88만8천885명, 2021년 93만9천752명 등으로 계속 느는 추세였지만, 2022년 1월 94만7천855명으로 정점을 찍고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발적 가입자 중에서 '임의가입자'는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 중 전업주부, 학생, 군인 등 소득이 없어 의무가입 대상에서 빠지지만, 본인 희망으로 가입한 사람을 뜻한다. '임의계속가입자'는 의무가입 상한 연령(만 60세 미만)이 지났지만 계속 보험료를 내며 만 65세 미만까지 가입하겠다고 신청한 사람을 말한다.

이처럼 자발적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임의가입 대상이 되는 18∼59세 인구가 줄고 있는 데다 일자리를 구해서 사업장 가입자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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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2022년 9월부터 시행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으로 '피부양자 소득기준'이 연간 34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강화되면서 연간 2천만원을 넘는 공적연금 소득이 있으면 건보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된 영향도 있다.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했다가 연금액이 늘어 자칫 소득기준을 충족 못 할 경우 피부양자에서 탈락해 지역가입자가 되면 공적연금 소득뿐 아니라, 그 밖의 소득(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 근로소득, 임대소득 등)과 재산에도 지역건보료를 내야 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는 보험료를 내지 않더라도 직장가입자에 기대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특례장치이다. 피부양자는 경제력이 없어 직장가입자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30세 미만, 65세 이상) 등이다.

굳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힘들게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이면 국가에서 공짜로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점도 국민연금 임의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단독가구 기준 소득인정액이 월 213만원 이하면 기초연금으로 매달 33만4810원(단독가구 기준, 부부는 53만5680원)을 받을 수 있는데, 국민연금은 매달 보험료로 9만원씩, 15년간 납입해도 노후에 겨우 월 30만1680원밖에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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