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대표적인 ‘팀’ 스포츠다. 아무리 혼자 잘 던지고, 잘 뛰고, 잘 때려도 팀원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이기지 못한다. 올 시즌 KBO에서도 이 ‘팀’ 공식에 많은 에이스 투수들이 울고 있다. 팀원들의 도움을 요리조리 피해가는 ‘불운의 투수’들엔 누가 있을까?

 

SK 메릴 켈리

올 시즌 대표적인 불운 투수는 SK의 메릴 켈리다. 그는 올 시즌 리그 최다 200⅓이닝(10월1일 기준)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위(3.68) 탈삼진 2위(152개)는 물론 퀄리티 스타트(QS) 20번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던진 QS+도 14경기로 리그 최다다.

그러나 켈리는 9승(8패)에 머물러 있다. QS 20경기에서 올린 승수는 고작 8승이다. 나머지 12경기에서 3패, 승패없이 물러난 노디시전이 9경기나 있다. QS+를 기록한 14경기도 6승을 올렸지만 2패도 기록했다.

그가 출전하는 날엔 늘 팀은 빈타에 시달린다. 9이닝당 득점 지원 4.85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17명 중 15위에 불과하고, 불펜이 날린 승리도 무려 5번이다. 심지어는 무자책점 경기에서도 득점지원이 없어 승리를 놓친 경우가 3번이나 된다.

 

KIA 양현종

켈리 못지않게 불운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투수가 바로 KIA 에이스 양현종이다. 양현종의 올 시즌 전체적인 성적은 리드 최정상급이다. 평균자책점 4위(3.56) 이닝 3위(194⅔이닝) 탈삼진 3위(143개)에 리그 최다 22번의 QS로 안정감에서는 최고를 자랑한다. 이닝도 잘만하면 올 시즌 200이닝 돌파도 가능해, 올 시즌 에이스로의 역할은 톡톡히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양현종의 승수는 고작 9승, 두 자릿수 승수는커녕 심지어 12패로 승보다 패가 더 많다. QS 22경기에서 9승을 거뒀지만 6번의 패배로 QS 최다 패전까지 기록하고 있다. QS+ 9경기에도 3패나 기록 중이다.

양현종도 늘 팀의 빈타에 눈물을 짓는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은 고작 4.25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중 최저고, 불펜이 날려먹은 승리는 무려 5번이다.

 

롯데 브룩스 레일리

켈리와 양현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지만 롯데 브룩스 레일리도 적잖은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레일리는 올 시즌 29경기 173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9위(4.21)에 올라있다. 압도적이진 않지만 훌륭한 성적이지만 아쉽게도 그는 7승9패에 그치고 있다.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두산 유희관(4.42)이 15승을 기록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9패 중 5패가 QS 경기고, QS 15경기에서 5승5패로 승률 5할이다. 득점지원도 5.33으로 아래에서 4번째다. 그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3.91로 11승 윤성환(3.57), 15승 유희관(3.31), 12승 차우찬(2.78)보다도 높다.

 

사진=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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