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꼴찌라는 암울한 성적표로 시작했던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가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경쟁작 ‘공항가는 길’ ‘질투의 화신’에 비해 톱스타도 없고, 다소 유치하단 평가가 있었지만, 마약 같은 중독성으로 시청자들을 매혹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종영까지 단 5회만 남겨두고 있는 ‘쇼핑왕 루이’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 만화 같은 신선함

‘쇼핑왕 루이’는 소위 클리셰가 남발하는 드라마다. 클리셰는 식상함의 대명사이지만, 이 작품은 작정하고 클리셰로 채워내며 역설적으로 신선함을 확보한다. 미덕으로 여겨져 왔던 개연성을 웃으며 벗어던지고, 과장스런 몸짓이 넘실거리는 만화적 배경을 덧입는다.

여기에 애틋한 감정으로 서민을 바라보는 재벌 3세, 기업 후계구도에서 벌어지는 암투, 기억상싱, 순수한 강원도 산골 소녀 등등 뻔뻔하게도 클리셰를 가득 채워 비빔밥처럼 전달한다. 그런데, 이 비빔밥이 꽤 맛있다.

‘쇼핑왕’의 자부심을 안고 살아가던 남자 루이가 산골 소녀에게서 진정한 인간미와 감정을 배운다. 막장과 자극성으로 대표되는 현재 드라마 지형도에서 ‘쇼핑왕 루이’는 백미의 ‘순진함’을 지니고 있다. 이 지점은 위로가 필요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2. 서인국의 멍뭉미, 여성팬 시선강탈

‘쇼핑왕 루이’ 애청자들은 서인국의 매력을 ‘멍뭉미’로 칭한다. 극 중 기억을 잃고 복실에게 의지해 그를 애틋하고도 사랑스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루이의 깨물어주고 싶은 매력이 꼭 강아지 같다는 의미이다.

어제(27일) 방송 분에서 복실에게 작별을 고하며 아이처럼 오열하는 모습과 복실과의 추억이 가득 찬 ‘기억 수첩’이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뺐다. 이별까지도 사랑스럽게 표현한 루이의 모습은 모든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인기를 긁어모으고 있다. 배우 서인국은 아련함이 박힌 눈빛은 물론, 디테일한 감정 연기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률 고공행진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3. 명품 조연들의 웃음 유발 감초연기

‘쇼핑왕 루이’를 이끄는 조연들은 각자 개성 넘치는 특징으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루이의 집사 호준(엄효섭)은 “그것은 금지입니다”라는 식의 딱딱한 말투와 정란(김선영)과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로 빅재미 큰웃음을 유발하는 1등 공신이다.

여기에 소녀 감성이 철철 넘치는 재숙(윤유선)과 상남자 매력을 과시하는 준혁(강지섭)은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캐릭터 소화를 이어가며 주인공들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브라운관 가득 발산, 시청 내내 웃음이 떠나가지 않도록 만든다.

 

4. 예능 뺨치는 CG

드라마인지 예능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기상천외한 특수효과는 ‘쇼핑왕 루이’의 재미를 더한다. ‘멍뭉미’를 드러내는 루이에게 꼬리를 살랑거리는 CG를 넣어 매력을 배가하고, 적재적소에 CG를 투입해 몰입도를 높인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상엽 PD는 “CG와 효과음을 두고 반대가 많았다. 우리도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반응이 좋더라. 배우들도 오히려 자신들 장면에 왜 효과 안 넣어주냐고 삐치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MBC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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