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히로인 문근영과 박정민이 공연 개막에 앞서 관객에 먼저 인사했다.

오늘(14일)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전에 맛보지 못했던 문근영과 박정민 만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대해 달라”며 “양정욱 연출과 함께 영문 원작을 번역해 가며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언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문근영과 박정민

◆ 화려한 캐스팅 벌써 입소문

올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수많은 리메이크 공연들이 쏟아졌다. 그중 오는 12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단연 주목을 받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손에서 탄생한 이후 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의 장르를 뛰어넘으며 수없이 변용되어온 세기의 로맨스다.

이번 국내 무대는 영화 ‘파수꾼’ 등을 통해 괴물신인으로 주목 받으며 최근 영화 ‘동주’와 tvN 드라마 ‘안투라지’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박정민이 로미오로 분하고, 톱스타 문근영이 원수가문인 몬테규가의 아들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줄리엣을 연기한다.

 

◆ 문근영 6년만의 무대

문근영은 ‘클로저’ 이후 6년 만의 연극 무대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연기를 한지 20년 가까이되지만 늘 연기가 두렵고 어렵다. 특히 관객과 함께 하는 연극은 더욱 그렇다.

“클로저로 처음 무대에 섰는데 그때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실감이 안나네요. 정말 무섭고 떨렸어요. 하지만 많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의 참맛을 알게됐고, 현장감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죠.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 캐스팅 제의를 받고 정말 끌렸어요. 특히 연출이 양정욱 감독님이라고 해 더 끌리더라고요. 지금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름만 들어도 존경스러운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등 선배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죠. 로미오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박정민씨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구수하다고 나 할까? 어디서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죠. 저와 케미가 잘 맞아요”

 

◆ 문근영의 줄리엣 

문근영의 줄리엣은 정말 진지할 것 같다. 부모님의 반대를 거르지 몰할 것 같은, 책에서 읽고 배운 사랑을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문근영의 줄리엣은 일탈을 꿈꾸는 죽음마저 불사하는 줄리엣이다.

“책을 읽으며 로미오와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장면을 상상해 봤죠. 얼굴이 달아오르더라고요. 양정욱 연출께서 최대한 원작과 가까운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 보자고 해 원서까지 봐가며 캐릭터 연구를 했어요. 이런 말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상의도 해가면서요. 저는 줄리엣이 발코니에서 혼자 자신의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예요. 로미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고 영원한 사랑을 하자며 서로 속삭이죠”

 

양정욱(왼쪽) 연출과 함께

◆ 박정민 경험담 그대로

최근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뜨고 있는 박정민이지만, 톱스타 문근영과 스타 연출가 양정욱과 함께 하는 무대는 그 역시 떨리고 설렌다.

“제 인생에 로미오 역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죠. 또 상대역이 문근영이라니. 하하. 로미오를 맡게 된 뒤 디카프리오의 로미오, 책의 로미오 등 여러 가지 캐릭터를 다시 봐가며 연구했죠. 지금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단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로미오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저도 10대 후반 이런 사랑을 해봤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감 있게 관객에게 이야기 할 겁니다”·

연극 ‘한 여름 밤의 꿈’ 등 셰익스피어를 현대적으로 각색하는 데 정평이 난 양정욱 연출과는 첫 작업이다. 상대역 문근영 역시 마찬가지다.

“감독님이건 근영씨건 처음에 다가가기 어려웠어요. 대단한 분들이시잖아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먼저 ‘뭐 어려운 것은 없느냐’ ‘캐릭터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냐’며 저에게 말을 거시는 거예요. 늘 웃으면서 이야기해 주시니 편안했어요. 근영씨도 그렇고요. 보면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 나올거 같아요. 공연 꼭 보러 오세요”

 

◆ 막강한 조연들

문근영과 박정민은 원캐스팅이다. 공연 기간 내내 무대에 오른다. 이 외에도 베테랑 배우 손병호가 로렌스 신부역을 맡고, 카리스마 연기의 신 서이숙과 배해선이 줄리엣의 유모역을 소화한다.

로미오의 친구이자 비극의 도화선이 되는 인물인 머큐쇼 역에는 뮤지컬 ‘킹키부츠’를 통해 캐릭터 변신에 성공한 팔방미남 김호영과 서울연극제 연기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이현균이 열연한다.

몬테규가 사람이라면 가리지 않고 시비를 거는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역에는 연극 ‘쓰루더도어’ ‘프라이드’ 등에서 활약한 양승리가 수많은 경쟁을 뚫고 낙점됐다. 줄리엣의 약혼자이자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면서도 줄리엣을 사랑하는 패리스 역에는 김찬호가 분한다.

공연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12월 9일 개막해 2017년 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1544-1555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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