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와 ‘촛불’로 뒤덮인 2016년 끝자락 대한민국 현실과 어우러지는 정치사회 색채 짙은 영화들이 ‘판도라’의 뚜껑이 열리며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묵직한 역사인식으로, 예리한 비판의식으로, 속 시원한 사이다 풍자로 관객과 공감대를 든든하게 형성할 영화 7편.

 

■ 판도라

12월 개봉하는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감독 박정우)는 대재난에 맞닥뜨린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대한민국을 덮치며 노후된 채 가동되던 원자력 발전소 ‘한별1호기’ 폭발사고가 발생하며 일대 혼란에 휩싸이는 내용이다. 정치권 및 시민사회 내부에서 ‘뜨거운 감자’로 논란을 지펴온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데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 등 민감한 이야기가 포진해 있다. 김남길을 비롯해 문정희 김영애 김명민 정진영 이경영 김대명 등이 출연한다.

 

■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5·18 광주민주항쟁을 소재로 삼았다. 1980년 5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서울의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광주의 참상을 세계로 알리기 위해 한국에 몰래 머무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운 택시 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송강호가 택시 기사를, ‘어벤져스2’의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독일 기자를 연기했다. 소시민의 눈을 통해 본 광주의 참혹한 모습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애가 기대 포인트다.  

 

■ 더 킹

그 어느 때보다 전 국민의 시선은 검찰로 향하고 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파헤칠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검찰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그린 범죄오락 액션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은 권력의 중심에 선 남자와 그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또 한 남자의 이야기다.  권력자의 시선에서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현대사를 그린 영화에서 조인성은 세상의 왕이 되고 싶은 태수, 정우성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강식 캐릭터를 연기한다.

 

■ 특별시민

최민식이 주연한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현실 정치의 이면을 조명한다. 대한민국 최초로 3선 시장에 도전하는 노회한 서울특별시장 변종구 이야기다. 긴박하게 움직이는 선거캠프, 상대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변종구의 당선을 돕는 선거대책위원장 심혁수(곽도원), 변종구 캠프 청년혁신위원장 박경(심은경), 상대편 후보 양진주(라미란), 상대편 캠프 핵심인재 임민선(류혜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내년 설 개봉 예정.

 

■ 제5열

송강호 류승룡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제5열’(감독 원신연)은 미스터리한 사건에 얽힌 군 수사관이 거대한 음모와 마주하는 과정을 담았다. 국방 비리를 극의 주요 소재로 건져올린 영화는 관련 뉴스가 정치권과 매스컴을 오르내리는 폭발력 강한 뇌관이란 점에서 벌써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11월 촬영을 목표로 했으나 보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 내년으로 크랭크 인을 연기했다.

 

■ 더 프리즌

김래원, 한석규 주연의 '더 프리즌'(나현 감독)은 김영삼 정권을 배경으로 정부 고위층과 모종의 거래로 교도소에서 왕 노릇을 하는 인물과 그에게 접근하는 전직 꼴통 경찰의 이야기를 다룬다. 감옥 안에서 왕으로 군림한 남자는 한석규가, 형사는 김래원이 연기한다. 영화는 범죄의 온상지가 된 교도소를 한국사회의 축소판으로 그릴 전망이다. 권력층의 지시로 그들에게 불리한 교도소 밖 증거와 사람들을 제거해나가는 과정이 지금의 현실과 ‘복붙’ 느낌을 안겨줄 전망이다.

 

■ 남한산성

 

김윤석 이병헌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피신한 조선 조정의 이야기를 다룬다. 후금군에 대항하자는 주전파 김상헌(김윤석)과 백성을 위해 화친해야 한다는 최명길(이병헌)을 통해 명분과 실리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대를 조명한다. 강대국 명과 청 사이에서 몸부림쳤던 당시과 대한민국의 현실과 오버랩된다. 올 겨울 크랭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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