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어김없이 무대에 올려지는 시즌 공연 ‘호두까기 인형’.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무용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1892년 초연한 고전 발레 3대 명작이다.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바탕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동화와 환상의 무대로 올해도 쟁쟁한 발레단이 개성 가득한 무대를 꾸민다.

 

■ 와이즈발레단(9~10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원작의 클래식한 틀에 현대적인 탭댄스와 비보잉을 더해 대중성 강한 공연을 선사한다. 특히 1막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들의 전투장면에서 절도 있는 탭댄스 병정들과 생쥐로 변신한 비보이의 춤이 유쾌하다. 3막 ‘과자의 나라’에서는 정통 클래식 발레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50여 벌의 다채로운 의상과 30여 명의 무용수들이 스페인, 아라비아, 러시아 등 세계 각국 춤을 펼친다.

 

■ 서울발레시어터(16~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24~25일 용인 포은아트홀)

안무가 제임스 전이 재해석해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순서를 섞고, 극 사이사이에 극적인 요소를 넣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기존 버전보다 빠른 박자로 작품을 보완했다. 또한 한국적인 안무와 연출로 차별화했다. 각 나라 전통춤을 선보이는 2막에 상모돌리기와 장구춤이 등장하고, 무용수들은 조선시대 왕비의 화려한 옷과 한복을 착용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 유니버설발레단(1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구 소련 안무가 바실리 바이노넨이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 발레단) 시절인 1934년 안무한 버전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은 1986년 선보인 후 30년째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원전에 가까운 정통 클래식 발레를 표방했다. 춤 위주인 국립발레단 버전과 달리 줄거리를 설명하는 발레 마임과 고난도 춤이 어우러지고, 무용수가 실제 마술을 보여주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특징이다. 60여 명의 무용수와 어린이 40명이 무대에 선다. 깜찍한 양치기 소녀와 어리석은 늑대, 차이콥스키 음악에 맞춘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의 파드되(2인무)가 쉴새없이 펼쳐진다.

 

■ 국립발레단(17~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볼쇼이 발레단의 전설적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프티파의 원작을 해석한 버전으로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고난도 기술을 더했다. 특히 나무 인형 대신 공연 내내 기마 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어린 무용수가 연기하는 ‘호두까기 인형’이 눈길을 끈다.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없이 펼치는 춤의 향연) 구성과 테크닉이 더 화려해졌으며 중국과 러시아 등 각 나라 전통 의상과 동작을 갖춘 인형들의 춤이 볼거리를 풍성하게 한다. 국내 공연으로는 유일하게 오케스트라의 반주를 곁들여 음악적 완성도도 높였다.

 

■ 이원국 발레단(20~21일 성수아트홀)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을 토대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내공 깊은 발레리노 이원국 단장이 새롭게 구성, 연출했다. 실제감이 넘치는 1막의 크리스마스 파티, 2막의 디베르티스망과 왕자와 클라라의 화려한 2인무, 드로셀마이어의 마술과 태권도 인형 등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선물 같은 공연으로 꾸며진다. 송년 가족극으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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