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 주춤했던 한국 코미디 장르가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최근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진 뒤 기억상실증에 걸린 킬러 이야기를 다루며 697만 관객을 동원한 ‘럭키’를 비롯, 조정석-도경수 훈남 브로의 좌충우돌 동거를 담아낸 ‘형’도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순항 중이다.

한동안 극장가를 점령했던 다소 우중충하고 무거운 누아르 장르, 사회적 메시지를 함의한 영화들에 싫증을 느끼고, 최근 바람 잘 날 없는 시국에서 위로를 갈망하는 관객들이 ‘코미디’ 장르로 눈길을 돌리면서 올 겨울 한국 코미디영화의 흥행 대박이 전망된다.

 

‣ 우리 손자 베스트

취업, 연애, 인간관계, 공부... 뭐 하나 제대로 하기 어려운 헬조선에 살고 있는 20대 백수 교환(구교환) 아직 아무 것도 되지 못한 교환이 유일하게 인정받는 곳은 키보드워리어의 성지 ‘너나나나베스트’. 그곳에서 그는 탑골공원을 거닐며 좌파척결을 외치는 70대 애국노인 정수(동방우)를 만난다. 서로 바라보는 닮은 듯 다른 두 인물의 만남,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우리 손자 베스트’(감독 김수현)는 ‘헬조선’이라 자조하는 사회에서 일정 폭력으로부터 자기 방어를 해야하는 세대의 절망과 결핍을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 사회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일간베스트’를 극 속으로 옮긴 ‘너나나나베스트’에서 성추행, 테러, 스토킹, 납치 등 온갖 범죄를 일삼는 교환의 행동에 이유를 탐색하며 우리 사회에 부재한 유대감을 힐난한다. 러닝타임 2시간10분. 청소년 관람불가. 8일 개봉.

 

‣ 커튼콜

불황으로 문닫기 일보 직전의 삼류 에로 극단 ‘민기’의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연출자 민기(장현성)는 늘 꿈에 그리던 연극 ‘햄릿’을 공연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삼류 에로 연기만 해오던 배우들은 예기치 않은 실수와 애드립은 남발하고, 그 가운데 무대의 열기는 점점 끌어오르는데... 이들은 과연 무사히 커튼콜을 올릴 수 있을까?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은 이름도 생소한 ‘라이브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며 영화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생생한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독특함을 가미했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1회 런던아시아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잇달아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러닝타임 1시간34분. 15세 관람가. 8일 개봉.

 

‣ 목숨 건 연애

동네 사람을 살인범으로 의심해 이웃들 사이에서 ‘민폐녀’로 통하는 추리소설작가 제인(하지원). 차기작 구성만 5년 째, 출판사에서도 포기 직전인 그녀는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신작을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살인 정황을 포착하고 내친김에 직접 살인범을 잡아 명예회복을 결심, 친구이자 지구대 순경 록환(천정명)의 지원과 제이의 팬인 정체불명의 매력남 제이슨(진백림)과 함께 수사에 돌입하는데...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는 엉뚱한 매력의 하지원과 천정명-진백림 한중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들의 케미로 올 겨울을 빛낸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에서 진백림, 천정명과 스릴 넘치는 ‘액션 멜로’ 감성을 톡 터트리는 하지원의 모습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 배우의 호흡이 박스오피스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러닝타임 1시간43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 사랑하기 때문에

어느 날 모든 기억을 잃고 사랑의 메신저가 된 남자 이형(차태현), 그리고 그의 말을 유일하게 믿어주는 여고생 스컬리(김유정). 우연히 동행하게 된 둘은 함께 무대 공포증 홍대여신부터 가정파탄 형사 남편, 식탐꾼 노총각, 첫사랑을 찾는 치매 할매, 연애 열등생 여고딩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큐피트로 변모, 사랑을 연결시켜주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에선 ‘로코 제왕’ 차태현과 ‘대세’ 김유정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남과 여, 아재와 소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인물이 펼치는 언발란스 코미디가 관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훈훈함이 부족한 요즘, 힐링이 필요한 대중에게 남다른 감각 씨앗을 폭 심어줄 예정이다. 러닝타임 1시간50분. 12세 관람가. 2017년 1월 개봉.

 

‣ 공조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 그를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로 남북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임무를 반드시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북한의 꿍꿍이를 캐내면서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사흘 간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가 펼쳐진다.

‘공조’(감독 김성훈)는 세련되고 시크한 북한형사 역의 현빈과 소탈하고 인간미 넘치는 남한형사 역의 유해진이 처음으로 만나 최강 케미를 예고했다.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며 생애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현빈의 묵직한 연기와 최근 ‘럭키’로 코미디 아이콘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한 유해진의 극과 극 케미가 2017년 1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17년 1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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