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연구센터가 최근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내년도 소비 트렌드 키워드 10가지를 내놨다.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치킨 런(CHICKEN RUN)'이다. 위기에 처하자 비상의 날개를 펴고 극적으로 울타리를 탈출한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묘하게도 현재의 우리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정체와 혼돈의 울타리를 벗어나기 위해 체크해 보자.

 

1. 욜로(YOLO) 라이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란 '한 번뿐인 인생'을 뜻한다. 일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신을 위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추세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래 이 용어는 미국 10대들의 유행어로 주로 주제를 전환하거나, 추임새가 필요할 때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이다.

 

2. B+프리미엄

1만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편의점에서는 카레밥, 소갈비도시락, 장어덮밥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추가비용을 내고서라도 가치 있는 제품을 구매하고야 말겠다는 소비자의 욕망이 반영된 현상이다. 내년에도 평범한 대중제품(B)에 가치(프리미엄)를 추가한 업그레이드(B+)를 수용할 만한 가격에 내놓는 현상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 픽미 세대(Pick-me Generation)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뽑혀 걸그룹으로 탄생한 아이오아이가 음원차트 줄 세우기를 한 ‘PICK ME’란 노래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뽑혀야만 생존이 가능한 시대다. 자신을 뽑아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요즘 세대를 일컫는 픽미(Pick Me) 세대. 앞으로도 뽑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치열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책은 전망한다.

 

4. 캄 테크(Calm-Tech)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소비자를 배려한 테크놀로지로 예상치 못한 경제적 파급력을 일으킨 성공 사례가 줄을 이었다. 보이지 않는 배려 기술, 캄 테크의 강세 역시 지속할 전망이다.

 

5. 세일즈(Sales)

지난 3월 출시된 '콜드브루'는 시중에선 팔지 않고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판매하면서 매출이 4배나 뛰었다. 특히 모바일 앱을 통해 야쿠르트 아줌마의 위치를 확인 후 사다 보니 구매행위가 재미있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창의적인 세일즈 시대의 파워를 웅변한 단적인 사례다.

 

6. 혼족(Aloners)

혼밥, 혼술, 혼영, 혼놀 등 ‘나 홀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키워드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수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시대에서 혼삶을 선택한 혼족들, 그들의 솔로 이코노미는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키워드로 꼽힌다. 업계의 산업적 대응 역시 화두다.

 

7. 바이-바이 센세이션(Bye-buy Sensation)

바이바이 센세이션이란 구매와의 이별 현상을 뜻한다. 버리는 행위에서 가치를 찾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소비를 하는 역설이다. “버려야 산다” “비우는 삶”과 같은 화두는 삶을 슬림하게 살아가려는 현대인의 감성과도 직결된다.

 

8. 리빌딩 컨슈머토피아(Rebuilding Consumertopia)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 중심 시장을 말한다. 제조자가 시장권력을 가지고 있던 시기가 시장권력 1기, 2기는 그 권력을 유통이 점유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권력은 소비자에게 넘어가는 3기로 접어들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받고 이용할 수 있는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온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한다.

 

9. 경험 is 뭔들(User Experience Matters)

소비시장에서 체험의 경계가 확장되며 경험이 경제활동의 핵심적인 화두가 될 것을 예견했다. 올해 7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오픈했을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가 큰 주목을 끌었다. ‘플라잉 바이크'라는 주제로 VR 영상을 보며,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제주의 하늘과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 스토리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10. 각자도생(No One Backs You Up)

'제각기 살아나갈 방법을 꾀하다'란 뜻이다. 2014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지만 2017년도 믿을 건 나밖에 없는 세상이다. 국가, 사회 심지어 가족조차 나를 보호해줄 수 없다는,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절박한 시대다. 이미 올해 재난영화 '부산행' '터널' '판도라'에서 이런 경향은 적나라하게 등장해 대중과 깊게 공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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