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럴과 구세군 종소리를 들으며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매년 12월은 1년을 정리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마무리 짓지 못한 계획에 대한 미련과 그 위로 꿈틀거리는 새로운 각오로 일출을 보며 깊고 긴 우리의 삶 앞에 무거워진 어깨를 활짝 펴자. 2017년을 새롭게 맞이하려는 독자를 위해 가지각색의 해돋이 명소들을 소개한다.

 

일출 /픽사베이

◆ 제주 비양도

비양도는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해돋이 명소다. 제주도 문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우도의 부속 섬이자, 가장 동쪽에 위치해 제주도에서 제일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검은 현무암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돌탑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다. 비양도는 성산 일출봉보다 해를 더 빨리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 좋은 펜션이 많이 있으니, 해가 뜨기 전 가장 깜깜할 때부터 푸른별들과 동이 트는 찰나의 순간까지 모두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편은 하루에 두 번 있다. 아침 9시에 한림항에서 비양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면 오후 3시에 육지로 나오는 배를 탈 수 있는데 배를 타는 시간은 15분 남짓이다.

 

선유도공원 /한국관광공사

◆ 선유도 공원 선유교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 공원은 한강과 도심의 마천루를 바라보며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대중교통과의 연결 동선이 편리해 바쁜 현대인들이 새해 일출을 즐기기 좋다.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는 특급 해돋이 감상 포인트다. 확 트인 한강과 양화대교 너머 LG ‘쌍둥이 빌딩’사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또한 섬 주변에는 철새가 많다. 특히 눈 내린 뒤 섬이 설국으로 변하면 해돋이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다.

 

용암사 대웅전에서 본 일출. /옥천군청

◆ 용암사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에 용암사가 당당히 올려졌다. 이른 새벽 짙은 구름에 휩싸인 산봉우리 위로 펼쳐지는 장관은 매우 황홀하기 때문이다.

용암사를 찾아가는 시간은 세상이 어둠에 잠겨 있을 때다. 부지런히 산을 올라 대웅전 마당이나 마애불 앞에 터를 잡고 기다려야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일출과 조우할 기회를 갖게 된다. 밝아 오는 새벽하늘의 아름다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1월 1일, 산보를 한 대가로 불그스름한 주황빛의 희망을 선물받자.

 

정동진 해돋이 /강릉시청

◆ 정동진

동해의 드넓은 바다가 그리울 때, 연인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때,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바로 그곳이 강릉이다. 강릉은 영동고속도로 끝 부분에 동해의 푸른 바다를 끼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양양, 속초, 남쪽으로는 동해, 삼척과 인접해 있는 영동 지방의 대표 도시이다. 고즈넉한 어촌의 정경과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새해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싶다면 단연 정동진 해맞이 행사를 추천한다.

'정동진 해돋이 축제'는 모래시계 회전식과 함께 불꽃놀이로 희망의 새해를 열게 되며, 초청가수 공연, 관광객과 주민 노래자랑이 펼쳐진다. 정동진에서의 새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봄과 동시에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는 것도 이색적인 체험이 될 것이다.

 

화포해변 /순천시청

◆순천 화포해변

해돋이 여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동해이지만, 남도의 끝자락 전남 순천은 장엄한 해돋이와 황홀한 해넘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다. 해돋이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별량면 학산리 화포해변으로 가야한다. ‘ㄷ’자로 생긴 순천만의 아랫부분에 위치해 바닷가에 멋진 해돋이를 맞이할 수 있는 장소이다. 호수 같은 만으로 광활한 갯벌과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크고 작은 섬들이 산과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절경지이다.

해가 늦게 뜨는 만큼 다른 곳보다 천천히 준비해서 길을 나서도 된다. 해돋이 구경이 끝나고 나면 학산 해안길을 따라 가면서 겨울 바다를 품속에 안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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