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 김종민(39)은 밝은 웃음을 지으며 등장했다. 12일 서울 강남 신논현 카페에서 만난 그는 "수상 이후 이렇게 많은 매체와의 인터뷰 경험이 처음이라 낯설다"며 순박한 모습을 보였다. 호탕한 웃음소리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띄운 가수 겸 방송인은 추운 겨울만큼 얼어붙었던 분위기를 따뜻하게 녹였다.

 

수상을 축하한다. 예능인으로 활동하면서 대상 수상을 목표로 삼았었나.

“상상해 본 적도 없다. 연예대상은 프로그램의 메인 MC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 같이 평범한 서브 혹은 고정 멤버는 당연히 후보에서 제외될 거라 생각했다. 요즘 만나는 분들마다 축하해주셔서 실감하는 정도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시상식에서 코요태 멤버 신지를 ‘인생의 스승’이라 언급한 이유가 궁금하다.

"늘 옆에 있는 친구인데 그녀의 단점을 볼 때 마다 ‘난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기 때문이다. 하하하."

탁재훈, 강호동, 김제동, 김준호 등 역대 'KBS 연예대상' 주인공에게는 수상 이후 사건사고로 발생한 징크스가 있다. 두렵진 않은가.

“별로 없다. 지금 인생에서 최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해서 나락으로 떨어져도 그저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은 더 잘 되고 있다. 설특집 예능을 비롯해 각종 프로그램 섭외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심지어 기업 강연도 있다. 그래서 별 걱정은 없는데 혹시나 나쁜 일이 찾아온다면 가까이 있는 준호 형(개그맨 김준호)이 극복한 경험(?)이 있어 조언을 구하려 한다.”

지금의 김종민을 만들어 준 건 2007년부터 10년 넘게 함께한 ‘1박 2일’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본인은 ‘1박 2일’ 역사의 산증인이다. 시즌을 거치면서 제작진의 변화는 어땠나.

“PD님을 중심으로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일단 나영석 PD는 최초로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라 길을 잘 알고 있었다. 가장 안타까운 분은 시즌2를 맡았던 유일용 PD다. 시즌1이 워낙 커보였기 때문에 인정받기 불리했다. 고생만 했다. 전체적으로는 시즌3의 유오진 감독이 가장 공이 크다. 시즌1의 막내 제작진으로 시작해 시즌3의 PD를 맡았다. 배운 대로 길을 열고 이끌었다. 시즌4 유일용 감독은 가장 ‘1박 2일’스럽다. 먹을 걸 절대 안준다.(웃음) 철저히 매뉴얼대로 진행한다.”

과거 멤버에 대한 그리움도 클 것 같다. 2015년 말부터 강호동 이수근이 JTBC ‘아는 형님’으로 뭉쳤고, 최근 은지원까지 tvN ‘신서유기3’로 함께하는 중이다. 원년 멤버들의 조합을 보는 기분은 어떤가.

“'1박 2일' 시즌1때는 민폐만 끼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그리고 당연히 그리움이 있다. 재밌고 힘들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특히 호동이 형은 '연애편지'로 처음 함께 하고부터 매번 방송에서 날 부각시켜 주고 용기를 준 고마운 사람이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예전 멤버로 언젠가 꼭 시청자들을 찾고 싶다.”

‘2016 KBS 연예대상‘은 성실과 꾸준함으로 얻은 성과라 시청자에게 감동을 줬다. 장수의 비결이 궁금하다.

"옛날에는 이게 아니면 할 게 없었다. 동시에 내 능력은 안 되는데 무조건 잘 돼야 한다는 부담뿐이었다. 너무나 간절해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욕심을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니 혼란이 사라졌다. 내려놓는 과정에서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MBC ‘무한도전’ 출연 소식이 화제다. 대상 수상자로서 '국민MC' 유재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재석이 형과 내가 나란히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난 이제 처음 받았고 그 형은 12번이나 받았다. 재석이 형과는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처음 인연을 맺어 ‘X맨’ ‘놀러와’까지 예능에 날 입문시켜줬다. 내가 갖출 수 없는 메인 MC의 자질이 있다. 그저 내가 우러러봐야 할 선배다.”

예능인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또한 혼성그룹 코요태의 리더다. 코요태 복귀 이야기가 솔솔 들려온다. 솔로 앨범도 계획하고 있다는데.

“예능에 대한 애정 이상으로 코요테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일단 음반을 위해 좋은 노래를 받고 있다. 동시에 공연에 대한 욕심이 크다. 아직 콘서트를 한 번도 못 해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엔 열 생각이다. 솔로는 과거에 했던 트로트보다 댄스곡으로 준비하고 싶다. 신나게 춤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노래 연습도 많이 하는 중이다. ‘신나는 바보가 노래하는 느낌’ 그게 내가 원하는 솔로 이미지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모 프로그램에서 소개팅도 진행했다. 새해 목표가 결혼이라고도 밝혔다. 잘 돼가는 중인가. 허술한 이미지지만 순수한 느낌이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결혼과 연애 역시 중요하다. 그런데 만날 시간이 없고 잘 돼가는 여성분도 없다. 상대에게 끌리는 경우는 있는데, 그쪽에서 날 안 좋아해서 잘 안 된다.(웃음) 그럼에도 요즘은 시간만 있다면 과감하게 시도해 볼 생각이다. 나중엔 건강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다.

 

어느덧 인터뷰가 갈무리될 무렵이었다. 연신 웃음으로 가득했던 인터뷰였기에 내심 아쉽기도 했다. 너무나도 순박해서 ‘바보’라는 별명을 달고 사는 그에게는 그만의 가치와 철학이 있었다. 고민 끝에 결국 이 질문을 던졌다.

김종민에게 1박2일이란?

“높은 산이다. 빨리 올라가려 하면 너무나 힘든, 천천히 여유 있게 올랐을 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때론 급한 마음에 오르다 쥐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오르막·내리막길을 만나면서 계속 타 볼 생각이다. 강산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끝까지 ‘1박 2일’이라는 산을 오르며 삶을 보내고 싶다."

 

사진=강공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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