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캐리비안의 해적’ 등 시네필을 매혹하는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신작 ‘더 큐어’를 들고 4년 만에 스크린 컴백을 알렸다. 코미디, 공포, 판타지 액션, 애니메이션 등등 다양한 장르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소화해 온 버빈스키는 ‘장르의 마술사’로 그 명성을 널리 떨친 바 있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버빈스키를 추억하며 지금껏 그가 다뤄온 장르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찬찬히 되돌아봤다.

 

코미디 - 마우스 헌트(1997)

생전 구두쇠로 유명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두 아들 어니(나단 레인)와 랄스(리 에반스)는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 낡은 집 한 채 뿐이란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건축학상 수백만 불의 가치가 있는 집. 형제는 이 저택을 경매에 붙일 결심을 하지만 집의 터줏대감인 생쥐 한 마리가 방해한다. 집을 부수는 한이 있어도 쥐를 꼭 잡고야 말겠다는 두 형제와 자신의 보금자리는 절대로 빼앗길 수 없다는 영악한 생쥐의 유쾌한 경쟁이 시작된다.

‘마우스 헌트’는 고어 버빈스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동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스토리와 형제의 코믹 케미스트리, 비호감 동물 쥐마저 호감으로 탈바꿈 시키는 연출까지 더해져 인상적인 데뷔를 알렸다. 첫 작품이었음에도 전세계 흥행 수익 1억2천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일찌감치 흥행 감독으로서 재능을 반짝반짝 빛냈다.

 

호러 - 링(2002)

어느 날 밤 10시, 각기 다른 장소에서 끔찍한 얼굴의 시체 네 구가 동시에 발견된다.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7일 전 밤 10시 쉘터 산장 12호에서 함께 비디오테이프를 보았다는 것. 사건을 파헤치던 기자 레이첼(나오미 왓츠)은 문제의 테이프를 입수, 이를 재생하자 악몽같은 이미지가 펼쳐진다. 그리고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 “Seven days...”

고어 버빈스키를 최고 감독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은 동명의 일본 호러영화를 리메이크한 ‘링’이다. 이 작품으로 버빈스키 감독은 장르영화 아카데미로 불리는 새턴 어워즈에서 최우수 호러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개봉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만 1억2912만 달러를 기록, ‘공포영화 리메이크작 역대 흥행 순위’에서 1위에 오르며 대중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판타지 액션 -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카리브해를 따라 여행하는 매력적인 해적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의 유람기를 담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고어 버빈스키 인생작품이다. 이전까지 해적 블록버스터로 개봉했던 ‘대해적’(1985), ‘컷스로트 아일랜드’(1995) 등의 성적이 신통치 않아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 펄의 저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쏟아졌지만 예상을 깨고 2000년대 최고 흥행 작품 중 하나가 됐다.

버빈스키는 ‘블랙 펄의 저주’ ‘망자의 함’ ‘세상의 끝에서’까지 세 편을 연출하고 메가폰을 내려놨다. 그동안 딱딱하고 어둡다고 평가 받던 해적영화에 깨알처럼 유머코드를 박아 넣었고, 판타지하고도 과장된 액션과 블록버스터 전투신 등을 유려하게 그려냈다. 그가 이 세 작품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총 26억8386달러다.

 

애니메이션 - 랭고(2011)

어느 날, 광대한 모하비 사막에 툭 떨어진 정체 모를 카멜레온 랭고. 적응하려면 수백만 년이 걸린다는 모하비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랭고는 아주 우연한 계기로 사막의 무법자 매를 죽이게 된다. 얼떨결에 마을의 영웅이 되어버린 랭고는 황무지 빌리지의 보안관을 맡게 되는데... 위험이 도사리는 거대한 사막, 쫓고 쫓기는 추격, 예측 불허한 사건들 속에서 랭고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고어 버빈스키의 장르 확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11년 ‘랭고’의 제작과 각본, 연출을 맡으며 애니메이션까지 도전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당시 인연을 쌓았던 조니 뎁이 랭고 목소리 역으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유쾌한 스토리와 신박한 비주얼을 바탕으로 2억4572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고, 제8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 더 큐어(2017)

야심에 찬 젊은 간부 록하트(데인 드한)는 의문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로 향한다. 고풍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그곳에서 무언가 의문을 느끼는 록하트.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그곳에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된 록하트, 비밀은 파헤칠수록 멀어지고 점점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마는데...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신작 ‘더 큐어’의 독특하고 세련된 비주얼, 상상과 예측을 뛰어넘는 스토리,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밀도 높은 서스펜스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뛰어난 영상 미학과 탄탄한 연출력으로 평단과 대중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 버빈스키 감독만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는 어떻게 펼쳐질지 영화팬들의 기대가 점점 높아가고 있다. 러닝타임 2시간26분. 2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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