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카와 미와 감독(이하 미와 감독)의 신작 ‘아주 긴 변명’의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2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CGV에서 열렸다.

영화 ‘아주 긴 변명’은 아내와의 사별을 겪은 철없는 남자 키누가사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가 갑작스런 사고로 아내 나츠코(후카츠 에리)를 잃은 뒤 요이치(타케하라 피스톨)의 아이들을 만나 인생의 의미를 되찾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일본의 여성감독 미와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감각적인 연출이 기대를 모으는 만큼 현장은 신작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설과 영화의 차이? “깊이와 자연스러움”

영화 ‘아주 긴 변명’은 2015년 일본에서 출간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자이자 연출가이기도 한 미와 감독은 영화와 소설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 “소설은 시간제한 없이 인물들의 내면과 설정을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고, 영화는 보다 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묘사해낼 수 있다”고 대답했다. 또 영화에서는 “훅 하고 지나가는 장면에서 몇 백만원을 써야 할 때가 있어 부담스럽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절망 속에서 성장하는 인간의 희망적 메시지 담고 싶었다“

영화의 주인공 사치오는 자신의 부인을 관계가 가장 악화된 상황에서 잃게 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사람과 아이들을 만나며 자신에게는 없었다고 생각했던 인간성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미와 감독은“사람이 쉽게 성장하고 변하는 존재가 아니지만 절망적인 순간 속 끝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이 전하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부인의 죽음 후 그 어떤 소통도 할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을 두고 “함께 사랑하고 있던 순간 속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본 대지진 사태 바라보며 작품 고민”

미와 감독은 3·11 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2011년에 작품을 처음 기획했다. 당시 사건을 바라보며 그녀는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세상을 회복시키는 데에 대해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에 젖어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특별히 3·11 사태와 관련된 재난 사고를 클라이맥스로 삼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겪는 이별을 보편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상실 이후에 인간이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가 작품의 테마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주연 배우 모토키 마사히로, “가장 손 많이 갔다”

주연을 맡은 모토키 마사히로는 ‘굿’바이‘(2008)라는 작품으로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실력파 배우다. 그럼에도 미와 감독은 “가장 손이 많이 갔던 배우”라는 의외의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토키 배우만의 사치오가 나왔으면 했는데 모토키가 원작 소설을 전부 암기할 정도로 거기에 빠져 있어 새로운 느낌을 내기 힘들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아역 배우들에게 가장 많이 배워”

영화 ‘아주 긴 변명’은 아역 배우 후지타 켄신(오미야 신페이 역)과 사라토리 타마키(오미야 아키리 역)의 비중이 크다. 심지어 이들은 숙달된 경험이 없는 출연진이었다. 이에 관해 감독은 “잘 훈련된 아역보다 아이다움을 잘 표현하는 친구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촬영장에서는 아이들의 기분이 시시각각 달라져 피곤했다는 점을 밝히면서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와 했다면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배움을 아이들에게 느꼈다”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또한 “순간순간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했다”며 가족같이 따뜻한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한편 영화 ‘아주 긴 변명’은 오는 2월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러닝타임 124분.

 

사진=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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