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년차에 접어든 박병호(31)가 미네소타 구단으로부터 방출대기 조치를 당했다.

오늘(4일) 미네소타 구단은 오른손 불펜 투수 맷 벨라일을 영입하면서 40인 로스터에서 박병호의 이름을 제외했다. 미네소타와 4년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부진한 박병호를 팀 전력에서 제외한 것이다. 박병호 영입을 주도했던 테리 라이언 전 단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것도 박병호의 입지에 영향을 줬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낮은 타율에도 탁월한 장타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5월 중순 이후 약점이 노출되며 고전했다. 결국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8월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럼 박병호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다른 구단 영입신청 기다리기

나머지 29개 메이저리그 구단의 클레임(영입) 신청을 기다리는 방법이 있다. 클레임을 거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데릭 팔비 미네소타 야구 부문 사장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면서 “박병호가 올해는 작년보다 나아지길 것을 알고 있다. 원래 리그를 옮기면 적응기가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그가 오프시즌 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도 안다. 그러니 며칠만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긍정적인 어조로 박병호에 대해 전망하지만, 다른 구단에서 그를 데려가길 원한다는 걸 암시한다.

하지만 박병호의 보장 계약은 앞으로 3년이 남았고, 그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장 연봉 875만 달러(약 100억원)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첫해 한계를 드러낸 선수에게 과감하게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 상황도 박병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낮은 타율과 출루율을 기록하는 홈런 타자는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홈런 41개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른 크리스 카터는 FA 시장에 나온 뒤 아직도 팀을 찾지 못했다.

홈런 47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였던 마크 트럼보도 긴 줄다리기 끝에 간신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 스프링캠프 맹활약 25인 로스터 들기

박병호가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의 클레임을 받지 못하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25인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박병호가 생각하고 있는 카드다.

25인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하면 미네소타 마이너리그에 잔류하면서 빅리그 재진입을 엿보게 된다. 그렇지만 지난해 문제로 지적된 많은 삼진과 낮은 출루율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마이너리그 생활은 길어질 수 있다.

미국 현지 언론도 박병호의 잔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빅리그에 재진입하기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지난해와는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 KBO리그 유턴 넥센 복귀하기

마지막 카드는 KBO리그 복귀다. 2015년 윤석민(KIA 타이거즈) 복귀 때처럼 미네소타 구단과 박병호는 상호 합의로 남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박병호는 원소속팀 넥센 히어로즈로 돌아가야 한다.

미네소타 지역 신문 ‘파이어니어 프레스’의 마이크 버라디노는 트위터에 “박병호는 올해 KBO리그로 돌아갈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를 다시 데려가기 위한 KBO리그 측 움직임도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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