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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반.소] 박스 안 작은 점순이

려동물을 개합니다. 싱글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언제나 곁에 있어주며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반려동물. 만남부터 지금까지 이뤄져온 둘 만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제보자: 삼천포(가명, 20대 싱글남)

 

 


이름: 점순이
성별: 암컷
함께한 시간: 1세~5세(현재)

 

내가 점순이와 만난 건 고향인 경남 삼천포에 내려가 공익근무를 할 때였다. 여느 때처럼 주민 센터에서 근무하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주민 센터 앞에 큰 과일 상자가 놓여 있었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주민 센터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간 걸보니 제정신은 아니겠구나 하면서 박스를 치우려는데 그 안에서 작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박스를 열어보니 작은 아기 고양이 하나가 들어 있었다.

 

 

 

집에는 이미 키우는 강아지가 있었기 때문에 둘이나 키우기엔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없이 고양이를 맡길만한 사람을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근무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여전히 박스 안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녀석이 보였다. ‘저대로 그냥 두면 죽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을 내쉬었다. 박스를 들었다.

 

 

 

 

집에 데려와 곰곰이 살펴보니 머리에 까만 점 하나가 콕 찍혀있었다. 성의 없다고 생각할지르겠지만 머리에 점있는 암컷이라 점순이라고 불렀다. 이름을 불러도 모른 척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걸 보니 본인 마음에는 썩 들지 않는 모양이지만, 점순이는 점순이다.


점순이는 비싼 여자기 때문에 입이 짧고 취향이 확실하다. 참치와 멸치는 좋아하지만 육고기는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움직이는 물체만 보면 손과 입이 나간다.

 

 

 

재작년 여름, 볼일을 보러 잠깐 서울에 올라오신 아버지가 자취방에서 하루 주무신 적이 있었는데, 점순이는 선풍기 바람에 날리는 아버지의 겨드랑이 털(격렬하게 움직이는 물체)을 신나게 할퀴었다. 아버지는 이래서 고양이보다는 개라며 화를 내셨지만, 서울에 올라오실 때마다 나보다 점순이와 더 재미있게 노신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커가는 모습을 함께 하다보니 점순이는 내게 ‘말 안 듣는 여동생’같은 존재가 됐다. 평소에는 도도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힘들었거나 최근 시작한 인턴생활이 고될 때 집에 들어오면 도도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가  뛰어내려와 몸을 비빈다. 도도하지만 애교도 많은 점순이의 ‘갭’에 피로와 걱정이 사라진다.

 

인턴에디터 송문선 azurebe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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