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가면 식사하기 전 제공되는 일회용 물티슈(위생종이)로 손은 닦는다. 종종 얼굴까지 닦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그럴 때 마다 ‘이 물티슈가 위생적으로 괜찮을까’ 걱정이 되곤 한다. 실제로 음식점 일회용 물티슈에서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키면서 항생제조차 잘 듣지 않는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이 나오는 등 세균 오염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물티슈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 일회용 물티슈 90% 이상 세균 득실

오늘(23일) 정무상 제주한라대 임상병리과 교수는 지난해 4∼6월 사이 제주도 내 대중음식점, 커피전문점, 제과점 등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물티슈 55개를 수거해 미생물 오염도를 평가한 결과, 50개(90.9%)에서 세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물티슈에서 총 71개의 균주(菌株)가 분리됐으며, 세균 수로는 1㎖당 평균 4140개가 검출됐다. 세균이 자라지 않은 물티슈는 겨우 5개에 불과했다. 심지어 2개의 물티슈는 ㎖당 1만6670개의 세균이 자란 것으로 관찰됐다.

 

◆ 위험한 황색포도알균·녹농균도 많아

문제는 물티슈에서 분리된 71개의 균주 중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고 해서 '기회감염균'으로 불리는 황색포도알균(15개)과 녹농균(3개)이 나왔다는 점이다.

황색포도알균은 100℃에서 30분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장내 독소를 만든다. 손에 상처나 염증 등이 있을 때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심한 구토와 물 같은 설사, 경련·쇠약감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며 화농성 감염과 패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균은 항생제에도 잘 듣지 않는다.

녹농균은 패혈증·전신감염·만성기도감염증 등의 심각한 난치성 질환을 일으켜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세균이다.

 

◆ 일회용 물티슈 관리 허술

정무상 교수는 "식당에서 제공하는 물티슈는 한 번 사용 후 버리는 일회용품이지만 정확한 보관방법에 관한 안내가 없고 제조일과 사용기한 표시가 없는 제품이 상당수"라며 "이 때문에 수개월 내지 수년간 보관하면서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세균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물티슈는 아직까지 유효기간이나 보관기준조차 없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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