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새벽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가 동시에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사고로 양방향 통행이 마비된 고속도로는 13시간여 만에 정상을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 41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상행선(상주 기점 26㎞)에서 트럭 등 차 10대가 연쇄 추돌했다. 뒤따라온 차들이 미처 잇따라 추돌하면서 사고 차는 순식간에 20여 대로 늘었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또 차 8대에 불이 나 소방당국이 2시간여 만인 오전 7시께 진압했다.

비슷한 시각 사고 지점에서 2㎞ 떨어진 하행선에서도 20여 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차에 불이 붙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부상자가 섞여 분류가 어렵고 더 늘어날 수 있어 피해 상황은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상주 성모병원과 적십자병원, 구미 차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오후 7시 현재까지 50대 남자 3명, 40대 여자 1명 신원을 파악했으나 불에 탄 3명은 성인이라는 점만 확인했다. 부상자들은 구미, 상주, 의성, 영천, 대구 등 10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0.7∼0.8㎜ 비가 내렸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지점 2곳은 교량이 시작되거나 인근에 교량이 있어 평소 바람이 강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날이 어두운 데다 수십 대의 사고 차량이 뒤엉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찰은 일단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지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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