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이 수석 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디나스 카바코스의 베토벤으로 경자년 새해의 막을 올린다.

지휘자 티에리 피셔(왼쪽)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디나스 카바코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으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며 녹음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을 올해 10월 발매했던 카바코스는 오는 1월 9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공연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완벽한 구성으로 빈틈이 없어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오로지 실력과 음악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최고난도 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월간SPO와의 인터뷰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지녔고, 2악장은 천사들의 대화 소리를 통해 영원에 머무는 느낌을 선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악장 후반부 카바코스가 기량의 절정을 선보일 카덴차는 본인이 직접 편곡한 버전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베토벤이 작곡한 이 곡 피아노 버전의 카덴차를 바이올린 버전으로 카바코스가 몇 년간 공들여 편곡했으며 5분가량 연주하게 된다.

포디엄에 설 서울시향 수석 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는 2022년까지 유타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2022년 마린 알솝 후임으로 상파울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2부에서 그는 하이든 교향곡 8번 ‘저녁’과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을 지휘한다. 그는 “하이든과 드보르자크의 작품을 번갈아 연주하며 관객들이 그들의 성향이 어떻게 대비되는지 그리고 두 곡이 서로 음악적으로 어떤 조화로움을 선보일 수 있을지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이든의 교향곡 연작인 6, 7, 8번은 그가 궁정 오케스트라의 부악장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실력을 입증해야만 했던 부담 속에서 완성된 작품이다. 이 세 교향곡은 각각 ‘아침’ ‘정오’ ‘저녁’이라는 표제를 가지며 이는 하이든을 고용한 파울 안톤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향곡 8번을 포함한 세 교향곡은 독주 악기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작곡됐다. 특히 교향곡 8번의 1악장에는 글루크의 희극 오페라 ‘네 명의 악마’ 중 ‘여자의 담배 노래’가 주제 선율로 사용돼 유쾌함을 선사한다. 이 곡은 총 4악장으로 이뤄졌다.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은 민요풍의 활기찬 곡으로 연주시간도 길지 않아 교향악 프로그램의 앙코르곡으로 자주 연주된다. 지휘자 티에리 피셔의 의도대로 이번 연주에서는 슬라브 무곡 6곡이 하이든 교향곡 8번의 각 악장들과 번갈아 연주될 예정이며 청중은 이 곡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객석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 Who’s 카바코스

레오디나스 카바코스(52)는 그리스 아테네의 음악가 가정에서 태어났다. 1985년 시벨리우스 콩쿠르, 1988년 파가니니 콩쿠르와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 91년에 독일 그라모폰 ‘올해의 협주곡상’, 2014년 ‘올해의 음악가상’을 받았다. 2013년 8월 정명훈 전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 “대담한 해석”이라는 평을 얻었다.

카바코스는 비범한 실력과 청자를 사로잡는 기교, 뛰어난 음악성뿐 아니라 진정성 있는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다.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 및 지휘자들과 함께 연주하며 세계적인 리사이틀홀과 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 음반은 소니 클래시컬에서 독점으로 발매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런던심포니, 뉴욕필,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하며 지휘자로서의 경력을 쌓아오기도 했다. 이번 시즌 체코 필하모닉, 베를린 교향악단을 연주 및 지휘한다. 173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빌모트’를 사용한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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