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2016~2017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도움 하나를 추가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0개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특급 선수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영국 킹스턴 어폰 헐의 케이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헐 시티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38라운드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전반 추가시간 델레 알리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레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리그 13호골과 14호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6개의 도움으로 올 시즌 리그에서 공격포인트 20개를 달성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헐 시티를 7-1로 대파했다.

손흥민의 2016~2017 시즌은 롤러코스터였다. 손흥민은 케인이 부상을 입었을 때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면서 토트넘이 무너지지 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케인이 돌아오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스리백 포메이션을 쓰면서 손흥민의 자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손흥민으로서는 위기의 계절이었다.

실제로 손흥민은 리그에서 28경기에 출전했지만 교체 출전이 10차례나 됐다. 물론 선발출전이 18경기로 더 많긴 하지만 올 시즌을 주전급으로 뛴 선수 가운데 교체가 10차례나 된 것은 손흥민이 유일했다. 그만크 손흥민은 시즌 중반까지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실망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꾸준히 자신의 경기력을 유지했고 4월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달 2일 번리와 29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득점포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스완지 시티와 30라운드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번리와 29라운드부터 본머스와 32라운드까지 리그에서 4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4경기 동안 손흥민은 자신이 리그에서 기록한 14골 가운데 5골을 기록했다. 결국 손흥민은 4월의 선수에 선정되면서 올 시즌에만 두 차례나 이달의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것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고 두 차례 수상 역시 마찬가지다.

또 손흥민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6골로 애덤 모건(커즌 애시턴)과 함께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오 월콧(아스날)이 결승전에서 2골 이상을 넣지 못한다면 손흥민은 한국인 최초로 FA컵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다.

비록 토트넘이 전술 실패로 준결승전에서 첼시에 2-4로 완패하긴 했지만 손흥민이 있었기에 토트넘은 유럽클럽대항전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2016~2017 시즌 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케인과 알리, 손흥민이 리그에서 69골을 합작한 영향이 컸다. 리그에서 두자리 득점을 올린 토트넘 선수는 단 3명뿐이다. 그만큼 토트넘의 KAS 라인이 리그의 성공을 이끈 셈이다. 케인은 29골로 2년 연속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케인과 알리는 벌써부터 다음 시즌 전력을 보강하려는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알리의 경우 레알 마드리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만약 케인과 알리 가운데 단 1명이라도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손흥민에게 2016~2017 시즌은 마음 고생이 심한 기간이기도 했다. 그래도 고진감래였다. 고생 끝에 낙이 왔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시즌을 끝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서게 될 다음 시즌, 손흥민에게 꽃길이 열린다.

<사진출처=토트넘 핫스퍼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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