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경쟁률이 100대1이라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어요. 왜 뽑아주셨는지 솔직히 잘은 모르겠어요. 제가 소진이 역할을 굉장히 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내색도 많이 했는데, 그런 점을 믿어주신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하고 싶어하는 눈빛을 감독님한테 계속 보냈 거든요”

지난해 7월 ‘방법’ 첫 오디션을 봤다는 정지소. 당시 백소진 최종후보로 3명의 배우가 물망에 올라 있었고, 이 중에서도 정지소는 3순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지막 회의에서 판세를 뒤집고 만장일치로 백소진 역에 정지소의 손을 들어줬다. 극적으로 ‘방법’에 합류하게 된 정지소는 래퍼런스조차 찾기 힘든 방법사 백소진을 연구해나갔다.

“방법에 대한 것도 많이 찾아보고, 방법사가 좀 심오하고, 오싹해 보이잖아요. 캐릭터 잡는게 좀 힘들었는데, ‘패닉룸’이랑 ‘렛미인'을 많이 참고했어요. 기존에 없던 캐릭터기도 하지만 감독님도 저도 신선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에 외국 작품을 많이 참고한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진이의 방법 방식을 ‘거저먹기'라고 말하는 정지소 때문에 현장에 웃음이 감돌았다.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 조민수와 비교했을 때 본인이 한 일이 없다는 것. 정지소는 “방법의 강한 느낌을 정적인 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거든요. 소진이가 혼자 폼은 다 잡고, 정작 방법 당하는 분들이 다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찔렸어요”라고 말했다.

“조민수 선배님과 지하철에서 대치하는 신에서 제가 새끼 손가락을 잡고 방법을 온몸을 막 꺾으시잖아요. CG만 살짝 더한거지 몸을 꺾는 것도 거의 실제로 다 하셨어요. 숨이 막히면서 얼굴 빨개지는 것부터, 핏대가 서는 모습, 소리까지 선배님이 다 연기하셨어요. 보고 있는데 ‘조민수 선배님도 이렇게 열연하시는데’ 싶어서 숙연해지더라고요. 그 신 찍을 때는 정말 대사 한마디, 눈빛 하나하나 신경을 되게 많이 쓰게 됐어요”

강렬한 아우라를 가진 조민수와 연기호흡으로 일군 시너지일까. 백소진이 방법을 하는 많은 신 중에서도 지하철은 가장 격렬하게 감정이 드러났다. 또 조민수라는 큰배우와의 호흡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팽팽한 긴장을 유지했다.

“그때는 엄마를 죽인 당사자 중 한 사람에 대한 복수잖아요. ‘그러니까 왜 그랬어, 왜 나한테 까불었어’ 이런 느낌을 확실하게 줬던 거 같아요. 평소에는 타인에 의해서 누군가를 방법해주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엄지원 언니를 해하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보복을 한다거나 했다면, 진경에 대한 방법은 소진의 복수니까 남달랐어요. 보는 사람들이 더 통쾌해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던 거 같아요”

 

③에 이어집니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