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뷰티 크리에이터라고 해서 흔히 여성 구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콘텐츠를 올릴 때마다 오히려 남성 구독자의 비율이 커지더라고요. 구독자의 80%, 댓글의 90%가 남성 분들이에요.”

블로그부터 시작해 인스타그램, 유튜브까지. 약 9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시간과 금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의 길잡이로서 활동을 해 온 만큼 아우라M이 몸소 느끼는 변화 또한 다양했다.

“이제는 남성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도 많아졌어요. 작년에는 아모레퍼시픽에서 남자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실제로 매출이 컸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라카라는 젠더 뉴트럴 브랜드에서 신상 쿠션이 나와서 공구를 진행했는데, 남성 컬러가 빨리 매진됐어요. 많은 브랜드에서 남자 메이크업 하시는 분들과 접점을 만들려고 하는 걸 보면 실제로도 남성 소비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남성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고 구매하는 ‘그루밍족’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아우라M은 “그만큼 소비자도 똑똑해졌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남성 구독자들이 ‘여드름 많이 나는데 어떤 걸 써야 하냐’와 같은 단편적인 질문을 했다면, 요즘은 피부타입부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 설명까지 곁들인 세부적인 질문으로 변했다고.

“화장품을 구매하시는 남성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객관적으로 봐도 남성 화장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다들 화장을 하고 싶지만 잘 알려주지 않아서 못하고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예전에는 ‘남자가 무슨 화장이냐’고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전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여자들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남자친구가 관리를 안 하는 것 보다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다니는 걸 선호하니까 거기에 맞춰서 인식이 개선된 게 아닐까요.”

아우라M이 뷰티 크리에이터로 9년간 활동하며 뿌듯함을 느꼈던 것 중 하나도 이런 ‘변화’였다. ‘꾸미는 남자’가 창피한 일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활동을 해왔다는 그는 “시간이 가면서 그렇게 되더라. 제가 바꾼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원래는 비비크림만 발라도 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많이 좋아졌구나 싶어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대개 그루밍족이라 해도 색조화장은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아우라M은 “작년에 남성을 타겟으로 한 컬러 립밤이 잘 돼서 올해 아모레퍼시픽에서 아이브로우와 아이섀도 팔레트를 출시했다. 그런데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품절됐다.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을 뿐 소비 의도는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저도 블로그할 때만 해도 질문이 거의 기초케어였는데, 요즘은 질문의 70-80%가 색조제품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제가 라카 공구를 진행했던 이유는, 대표님이 직접 연락 와서 ‘메이크업 하려는 남성들과 접점을 많이 만들고 싶다. 메이크업이 재밌다는 걸 던져주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방향과 맞았죠. 아직은 남자들이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색은 잘 없는 것 같아요. 대개 섀도 같은 제품들은 여성으로 포지셔닝 돼 있으니까요. 만약 남성 모델도 기용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협업 하고 싶어요.”

<‘그루밍족 꿈나무’를 위한 아우라M's TIP>

1) 화장에 재미를 붙이고 싶다면 색조부터
- 재미를 붙이려면 우선 주변 반응이 좋아야 한다. 가장 먼저 변화가 눈에 보이는 것은 베이스류와 눈썹이다. 이 두 가지만 하면 잘 못하더라도, 살짝만 하더라도 훨씬 깔끔해 보인다. 그러면 주위에서 좋은 반응이 따라오니 쉽게 재미를 붙이더라. 물론 스킨, 로션 같은 기초 관리가 쉽겠지만, 재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색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잘 못 해도 일단 발라 볼 것
- 잘 못한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 화장품을 하얗게 뜨게라도 발라봤으면 좋겠다.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안 하는 것 보다는 못하더라도 해 보는 게 낫다. 그러면 주위에서 문제점을 지적할 거고, 그렇게 피드백을 받아야 개선할 수 있다. 흔히 남자들이 화장하는 건 남자답지 못하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남자답다’, ‘여자답다’는 개념은 의미가 없다. 외모를 가꾸는 것도 자기관리의 하나라 생각하면 좋겠다.

3) 패션은 과하지 않게
- 저는 코디를 할 때 너무 과한 옷은 피한다. 흔히 ‘패션피플’ 같은 옷들은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훈남 남친룩’ 표본을 좋아하는데, 그 정도의 적당한 코디가 좋다. 대신 색상 코디와 핏을 잘 맞추는 데 신경 쓴다.

 

사진=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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