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사도’ ‘버닝’까지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유아인이 6월 24일 개봉하는 ‘#살아있다’로 또 한번 도전의 무대에 선다. 그동안 진중한 캐릭터를 맡아왔다면 이번엔 현실 공감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는다. 마치 20대 초반 당시의 유아인 작품을 보듯 말이다. 유아인은 ‘#살아있다’를 통해 그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영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영화다. 유아인은 아파트에 고립된 준우 역을 맡아 영화 초중반까지 원맨쇼를 펼친다.

“‘#살아있다’ 초중반을 제가 온전히 이끌어가야했어요. 솔직히 엄청 힘들었고 부담도 됐죠. 하지만 그거 때문에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어요. 저는 항상 새로운 걸 도전하고 싶거든요. 일주일마다 현장 편집본을 받아보면서 제 연기를 체크해갔죠. 아마 현장 편집본을 가장 많이 본 영화일 거예요. 상대 배우 없이,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하는 장면이 많아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주변 분들이 영화와, 제 연기에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위로 받고 있어요.”

“제가 ‘좀비랜드’를 진짜 좋아해요. 병맛 같은 것에 눈길이 가는 편이죠. ‘나는 전설이다’가 ‘#살아있다’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배경이나 스토리는 달라도 참고할 부분이 틀림없이 있었죠. 예전에는 장르물을 멀리했는데 요즘엔 그런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어요. 편하게 장르물을 시도할 만큼 여유도 생긴 거 같고요. ‘#살아있다’는 장르적인 특성이 강하지만,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실제로 영화가 준우의 감정을 따라가죠. 그만큼 배우의 역할이 큰 영화예요.”

준우라는 캐릭터는 유아인의 말처럼 도전 그 자체였다. 혼자 극의 절반을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 180도 다른 모습을 드러내야했기 때문이다. 유아인은 학교 숙제를 풀 듯 하나하나 준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준우는 제가 입은 옷처럼 편안한 캐릭터였죠. 제가 지금 30대지만 20대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대중이 ‘베테랑’ ‘사도’ 등에서의 모습을 대표적인 이미지로 보실 때가 있는데, 저는 그냥 옆집 청년 같아요. ‘완득이’나 그 이전 작품들에서 맡았던 캐릭터들이 저와 비슷하죠. 그래도 오랜 만에 관객분들이 편하게 보실 캐릭터를 맡아서 숙제를 푸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떻게 숙제를 풀었는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10대 때 배우를 준비하며 1~2년 동안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서울에 상경해 외롭게 살았던 시기가 있었죠.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준우가 느낄 외로움을 저 스스로 만들어갔어요. 또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는 기회도 생겼죠. 이전 작품들은 상대 배우가 많이 있어 서로 합을 맞춰가야했죠. ‘#살아있다’는 혼자 연기하는 시간이 많아 제 멋대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했어요. 그게 곧 영화가 가진 성질이 될 것 같았죠. 그래서 조일형 감독님께 춤추는 영상 등을 찍어 보내드렸어요. 준우의 에너지를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할지 알아내기 위해서였죠.”

‘#살아있다’ 현장에서 유아인은 준우처럼 외로운 존재였지만, 동료 배우들이 있었기에 그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유아인은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으며 박신혜 등 같이 출연한 배우들과 토론하며 영화,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찾아갔다.

“제가 현장에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해요. 그래서 박신혜 배우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었죠. 하지만 신혜씨는 저한테 끌려가지 않았어요. 제가 한 연기를 평가해주고, 어떻게 연기할지 제안도 해주셨죠. 정말 치열하고 뜨겁게 촬영했어요. 그만큼 소통도 열심히 했죠. 그런 현장이 정말 반가웠고 좋았어요.”

“저는 계속 현장에 있으면서, 한분씩 오는 걸 반기고 떠나보내기를 반복했죠. (이)현욱이형이영화에서 저와 만난 첫 번째 사람이었고, 제가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할 때, 현욱이형이 그 혈을 뚫어줬어요. 정말 함께한다는 기운을 줬기 때문에 제가 적극적으로 작품에 임할 수 있었고요. 제가 막 이것저것 시도하니까 현욱이형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자기만의 연기 정답이 있는데, 형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균형을 찾아가줬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UA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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