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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임지영, "SNS 연주영상, 행복하다는 메시지에 감동"

①에 이어서...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연주하는 '임지영의 바흐&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 'SOLO'' 공연은 오는 7월1일과 11일, 대한상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좋은 환경의 연주공간을 택하지 않은 것에 의문이 들 법하다. 임지영은 바흐의 곡이 가진 느낌을 설명하며, 장소 선택 이유를 전했다.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자체가 진지하기보다 선율적인 춤곡이에요. 많은 연주자들이 생각할때 바흐를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잖아요. 근데 바흐가 작곡할때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거든요. 춤곡이란걸 알고 있으면서도 연주하다보면 무거워지고 두터워지기 쉬워요. '여기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는가' 하는 점도 실제로 생각하면서 해요. 좋은 연주란 자기 생각이 너무 드러나지 않는게 좋은 연주라고 생각해요. 그것보다 음악적으로 먼저 전달돼야 하는거죠. 어떤 시각적 이미지가 떠오르면 이미 음악과 거리가 멀어지니까요"

"바흐가 이 곡을 작곡하고, 본인이 연주했을 때는 지금같은 현대 악기도 아니었고, 연주회 자체도 지금처럼 잘 만들어진 홀이 아니었어요. 교회나 성당에서 100명 정도로 한 연주회라서 소리의 볼륨 같은 것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연주하는게 자연스러울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바흐의 곡을 성당에서 하는거예요. 혹여나 이 연주를 좋은 환경에서 할 수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도 성당에서 하길 고집했을 것 같아요"

5년 전부터 임지영에게 '콩쿠르 우승자'라는 수식은 뗄레야 뗄수 없는 것이 돼버렸다. 실력을 인정받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그에게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임지영은 타이틀이나 수식보다는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와닿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어떻게 불러주셔도 사실 크게 신경 안써요. 초반에 콩쿠르 우승하고 연주하면 수식어처럼 따라붙었어요. 그땐 그냥 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거기에 대한 별다른 생각도 없었어요. 근데 5년정도 지나고 새로운 우승자도 나왔는데, 10년이 지나도 그렇게 불리고싶진 않을 것 같아요. 타이틀이나 수식 없이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와닿을 수 있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게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요"

"듣는 분들이 제일 정확할 것 같아요. 어떻게라고 정의하고 싶지는 않아요. 연주를 하고 인생을 살면서 너무 자주 변하니까요. 그래서 그냥 항상 믿을 수 있는, 진실된 연주를 한다는 느낌을 주는 연주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은 항상 진심으로 연주하는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자리를 잡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난 2017년 임지영은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함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녹음한 앨범을 발매했다. 음반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인지라 그도 차기 앨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음반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로 했다. SNS를 통한 음악 선물이다.

"SNS에 원래 연주 영상 올리는 걸 극도로 방어적으로 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시대가 많이 변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연주를 못보는 분들이 많잖아요. 단순히 영상하는 연습을 하루에 1분씩 매일 올리는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한 달 넘게 지속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영상을 통해서 행복해하시고 위안을 얻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휴대폰 카메라로 연습실이나 집에서 찍은건데,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그 자체로도 행복해하시고 감동받았다고 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동받았어요.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구나, 음악을 전할 수 있구나 많이 느꼈어요. 앞으로 이런 쪽으로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코로나19 여파로 문화공연계는 상황이 좋지 않다. 임지영도 이를 인지하고, 누구보다 몸소 체감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그는 자신의 노력이 담긴 연주로 또 다른 감동을 줄 것을 예고했다.

"공연이 어려운 이 시기에 바흐 음악을 여러 사람에게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좀 힘들고 고난스럽지만, 바흐와 이자이를 연주하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 자체로 전달되는 메시지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오기 어려우시겠지만. 오셔서 음악을 듣는 순간, 시간 여행으로 유럽 어딘가에서 바흐의 음악을 듣고 온듯한 기분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사진=뮤직앤아트컴퍼니 제공

장민수 기자  kways123@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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