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부터 ‘저녁 같이 드실래요’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배우 서지혜를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종영 후에도 줄곧 집에만 있다는 서지혜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해서 올 한해를 잘 보낸거 같아서 시원하기도 하고, 풍족하게 1년을 잘 보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래서 좀 더 시원한 느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안타까운 결말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던 ‘사랑불’과 달리 ‘저녁 같이 하실래요'에서는 해피엔딩을 맞이한 서지혜. 워낙 ‘사랑불’의 인기가 많기도 했고, 그만큼 서지혜에 대한 애정이 높았기에 이번 드라마의 결말에 대한 지인들과 팬들의 만족도 높았다.

“그 전에는 안타깝게 끝나서 많이들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이게 말이 되냐면서(웃음). 이번에는 재미있게 봤다, 다행이다 하는 반응이 많았어요. 주변에서는 매번 제가 짝사랑 캐릭터를 많이 해서 그런지 키스신 있으면 난리가 나더라고요. 두 작품 내내 그렇게 됐으니까 만족스러워요”

도도한 캐릭터를 줄곧 맡아왔지만 최근 작품들에서는 한결 부드럽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법도 했지만 곧바로 ‘저녁 같이 드실래요’ 출연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재미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제가 지적이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굉장히 많이 보여줘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왔으면 좋겠다 했어요. 그런 작품을 만나게 됐기 때문에 기쁜 동시에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기존 배역들과 갭이 커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초반에는 힘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해보자 하면서 하다보니까 익숙해질수록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조금 엉성한 면도 있고,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성격의 극중 우도희. 서지혜는 본인과 우도희의 싱크로율을 얼마 정도로 생각했을까.

“비슷한 면도 좀 많은거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제가 성격이 되게 시크하고 차가울 거 같고, 여성스러울 거 같다고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가 친구들 사이에서 여장부같은 성격이고, 털털하거든요. 제 친구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이제 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났구나’ 할 정도였어요. 평소에 텐션이 좀 올라가 있는 성격이에요. 근데 도희처럼 애교가 많지는 않아요. 제 친구 말로는 술을 마시면 애교가 많다더라고요. 우도희 덕분에 애교가 많아질 거 같아요. 이 드라마를 하면서 ‘이거구나' 싶었어요(웃음)”

과거 인터뷰에서 결혼과 연애를 포기했다고 말했던 서지혜. 연달아 로맨스를 했으니 가치관에 변화도 있지는 않았을까. 서지혜는 “관심이 없는 게 아니에요”라고 운을 뗐다.

“포기라기 보다는 일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거 같아요.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긴 한데 ‘언젠가 하겠지’라는 막연함이 있어요. 부모님도 이제는 이야기를 안 하세요. 30대 초반에는 연초부터 달달 볶으시더라고요. 20대 때 남자친구 있을 때는 조마조마해하시더니(웃음). 이제 엄마도 포기하셨어요”

로맨스가 중점이 되기는 했지만 혼밥, 혼술 트렌드를 표현하기도 했던 ‘저녁 같이 드실래요’. 서지혜 역시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혼자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지점들이 존재했다.

“처음부터 웹툰을 보지는 않았어요. 보면 괜히 캐릭터를 따라할까봐, 웹툰이라는 설정이 드라마인 거지 거기 캐릭터를 온전히 그려낸 드라마는 아니였어요. 중간에는 너무 궁금해서 봤는데 이런 느낌이구나, 서정적이구나 싶었어요. 독특한 콘셉트인데 보게 되더라고요. 혼술, 혼밥 이런 시대잖아요. 저도 혼밥, 혼술 한 적 있어요. 편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더라고요. 트렌드가 되니까 누구에게나 쉬워졌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거에요. 다들 각자의 삶이 바쁘다보니 어쩔 수 없이 혼자일 수밖에 없는 시간이 오잖아요. 그걸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트렌드가 된 건데, 누군가와 함께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에는 함께하는 거잖아요. 그게 우리 드라마의 주제이기도 하고요. 함께할 수 있는 게 소중하구나 하는 걸 알게 됐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문화창고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