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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팬텀싱어3’ 구본수 "동갑 유채훈 절친돼...존노와 NO무대 아쉬워"

베이스 구본수(32)는 ‘팬텀싱어3’ 최대 이슈메이커 가운데 한 명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단독 콘서트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 대학원 과정에 있는 구본수는 ‘팬텀싱어3’ 참가를 위해 학교를 휴학한 상태다. 경연을 거치며 생겨난 팬들, 공연을 진행하며 만나게 된 관객들을 위해 다음 학기로 휴학을 결정했다.

“감사하게도 ‘팬텀싱어3’가 끝났음에도 사랑을 많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어요. 팬분들과 관객들을 조금 더 만난 뒤 내년에 독일에 돌아가서 남은 두 학기를 마칠 예정이에요.”

‘팬텀싱어3’는 크로스오버 음악에 대한 그의 갈증을 채워준 동시에 금쪽 같은 ‘인맥’을 만들어준 계기였다. 먼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동기인 테너 김민석, 선배인 카운터테너 최성훈과 반가운 해후를 했다.

“최성훈씨는 저보다 나이가 한 살 어려요. 서로 이름은 들었던 사이인데 제대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한예종은 편입생이나 나이 많은 입학자들이 많아서 서로 ‘형’인줄 알았어요. (김)민석이는 동기여서 학교를 같이 다녔죠. 학창시절부터 실력도 대단했지만 유니크(?)한 성격으로도 유명했어요.”

탄탄한 실력파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과는 유럽 콩쿠르에서 자주 만나 친숙해진 사이다. 하지만 베이스 음역대가 겹치는 탓에 한팀을 이루진 못했다. 청량한 음색을 자랑한 미국 유학파 출신 테너 존노와도 ‘합’을 맞춰보고 싶었으나 끝내 소망을 이루진 못했다. 구본수의 경우 듀엣 결성 때부터 3중창까지 거의 똑같은 멤버들과 호흡을 맞췄다. 16인 자율조합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새로운 멤버들과 ‘입’을 맞출 수 있었다.

“음악적 고민이나 지향하는 바를 서로 얘기하면서 푸는 게 정말 좋았어요. 음악 안에서 의지하고 지지해줄 수 있었던 부분이었겠죠. (안)동영이도 진짜 좋은 바리톤인데 팀 안에서 베이스 역할을 계속 했어서 16인 뽑을 때 데려오면서 ‘바리톤 적인 걸 해봐라’라고 했더니 너무 좋아했어요. 고영열 김성식 그리고 저희 둘이 힘을 모아 ‘떼께로’를 불렀던 무대도 아주 재미나게 했고 기억에 남아요.”

무엇보다 ‘전설의 테너’ 유채훈과의 만남이 큰 수확이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각각 경북 포항-경남 부산 태생이다. 나이와 지연으로 만나자마자 동질감을 느꼈고,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추며 우정이 깊어졌다.

“함께 무대를 준비하면서 채훈이가 잘하는 게 있고, 내가 잘하는 부분이 있는 등 서로 달라서 보완해가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행복했어요. 당시 채훈이의 프로듀싱 능력에 감탄했고요. 같이 하면서 서로 다독여주고 응원을 많이 해줬던 기억이 나요. 그동안 어려운 일들이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힘들었을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속이 굉장히 깊은 친구예요.”

특히 유채훈, 박기훈(테너)과 호흡을 맞췄던 사라 맥라클란의 고요하고 절로 힐링되는 발라드 ‘Angel’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말 어려웠어요. 저희 3명이 당시 주목받고 있던 상황이었던 터라 프로듀서진 및 대중의 기대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더욱이 너무 잘 알려진 노래에, 피아노 편곡으로만 해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모든 게 드러나는 등 리스크가 컸어요. 저희 셋 모두에게 큰 도전이었죠. 준비하면서 연구를 엄청나게 많이 하고 연습했던 게 지금도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곤 해요.”

특히 음악 스튜디오에서 새벽에 귀신 소리를 듣는 아찔한(?) 공포체험을 하기도 했다. 구본수와 박기훈이 화음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아주 깨끗한 소리가 들렸다. 유채훈이 새벽이라 정신이 없어 화음에 가세를 했나 여겼다.

그런데 유채훈이 갑자기 연습을 중단시키고 “이상한 소리 못 들었느냐?”고 물었다. 구본수는 “너가 한 거 아니었어?”라고 물었으나 “아니다”란 답변이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천사(Angel)의 목소리’가 아니었나 싶단다. 이런 기이한 체험 덕분인지 ‘Angel’은 격찬을 받으며 트리오 대결에서 우승했다.

여전히 많은 지지자들은 그의 결승 진출 불발을 아쉬워한다. 사람인지라 그 역시 아쉬움은 느낄 터. 하지만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며 설득력 있고 현명한 해석을 꺼내놨다.

“외국에서 콩쿠르 참가할 때 우리끼리 하는 얘기가 있어요. ‘음악 하려면 타고나야 하고, 노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이죠. 그날의 운이 매우 중요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전 이런 식으로 행운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연히 파이널에 진출할 거라고 여겨주셨던 거 자체가 고맙고 행운이죠. 그렇게 재조명이 돼 지금의 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일각에서는 음악적 수용력이 충분한 그가 선곡에 있어 주로 클래식하거나 웅장한 곡들을 불러 파격적 선곡을 시도한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많은 점수를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선곡 과정에서 저도 의견을 많이 내긴 했는데 제가 주로 화성 부분에서 베이스를 담당하다 보니 그런 점에서 양보를 많이 했던 것도 있어요. 멜로디가 일단 선명하고 좋은 곡이어야 하니 멜로디 파트를 맡는 친구들이 좀 더 색깔을 내는 게 좋겠다라고 판단했죠. 이 친구들에게 좋은 걸 먼저 찾고, 그 다음에 내 역할을 찾고 하는 식으로 진행됐어요. 그런 곡들 사이에서 그래도 제 색깔을 많이 냈고. 곡 안에서 제 색깔을 찾아가는 느낌어었어요. 후회는 없어요.(웃음)”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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