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같은 시리즈물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인 거 같아요. 사회적으로 건드려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든요. 거기의 일원이었다는 게 좋았어요. 너무 즐겁게 촬영을 했고, 무사히 촬영이 끝나서 기분이 좋아요”

tvN ‘비밀의 숲2’에서 사라진 서동재(이준혁)를 좇는 황시목(조승우)이 놓치고 있던 한 가지를 짚어준 당사자. 서동재의 시보이자, 황시목에게 아픈 손가락인 영은수(신혜선)를 떠올리게 만든 정민하가 그 주인공이었다. ‘라이프’에 이어 ‘비밀의 숲2’까지, 이수연 작가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 건 어디까지나 오디션을 통해 스스로 얻어낸 결과였다

“역할에 대한 언질은 없이 오디션을 봤어요. 초반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다 보니까 리딩도 함께 참여하지 못했고, 분위기를 잘 모르는 상태로 7화부터 등장하게 됐어요. 대본만 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귀한 역할이었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 잘 촬영할 수 있었어요. 조력자라는 이야기는 살짝 들어서 기대도 조금 있었어요”

영은수가 개인적인 원한 등의 이유로 패기 넘치는 초임 검사였다면, 박지연이 연기한 정민하는 조금 서툴고 어리숙하지만 정도를 걸어가는 새내기 검사였다. 검사, 그것도 여자 초임 검사를 연기하기 위해 박지연은 어디서부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을까.

“검사도 직장인 중 한명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로부터 출발했고, 내가 후배였을 때, 선배님들을 대할 때를 떠올렸어요. 정민하를 기본에 충실하고 열정이 있는 캐릭터로 생각했어요. 드러나지 않았지만 계속 뭔가를 찾으려고 하고, 후배로서 뭔가를 배우려는 걸 담은 거 같아요. ‘라이프’에서 치프 역할로 나왔는데 그때도 병원의 현실에 대해서 선배님께 푸념하는 신이 있었거든요. 나답게 해보자, 했어요”

대검부터 동부지검, 의정부지검까지 등장하지만 이 중 새내기 검사는 정민하가 유일했다. 여기에 등장 초반에는 황시목으로부터 서동재와 사이를 두고 의심을 받았다. 시즌1 등장인물이 아니기에 정보가 거의 없었고, 어디로 사건이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나 용의자가 될 수 있었기에 여지를 남겨두기도 해야 했다. 하지만 박지연은 대본에 나와있는 데로 담백하게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제가 범인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었어요. 그 부분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대본에 나와있는 것만 충실하면 되겠더라고요. 현장에 투입됐을 때 극 전체의 톤도 이미 안정적으로 잡혀 있는 상태였어요. 최대한 담백하게 하려고 했었던 거 같아요. 조금 더 여지를 주거나 그런 디렉션이 왔을 때만 활용하고, 개인적으로는 대사나 시선을 많이 안주고 담백하게 하려고 했어요”

서동재 방에서 시보 시절을 보내기는 했지만 전개상 박지연이 가장 만난 배우는 조승우였다. 정작 이준혁과는 두 번 정도 밖에 촬영을 하지 못했다고. 짧은 만남이지만 최대한 많이 이준혁과 컨택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 올라온 박지연에게 뮤지컬, 영화, 드라마 거의 모든 매체를 통틀어 성공작을 남긴 선배 조승우와의 만남에 대해 물었다.

“너무 멋지고, 이런 길을 열어놔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매체를) 다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후배들한테 큰 힘이 되니까요. 모든 방면에서 성공한 게 멋있다기 보다 꾸준하게 공연도 하시고, 좋은 작품을 찾아서 방송도 하시는 모습이 감사한 거 같아요. 저도 선배님처럼 꾸준히 다방면에서 배우의 길을 걸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비밀의 숲’ 시즌1의 애청자이기도 했다는 박지연에게 다른 배우들과 많은 유대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쫑파티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홀로 의정부지검을 지키느라 다른 배우들과 호흡할 일이 없었기 때문.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연기 호흡에 대한) 기대감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조승우 선배님은 배우들의 배우잖아요. 선배님이랑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저한테는 너무 충분했고, 공부도 많이 됐어요.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배우들 화면에서 열심히 응원하면서 봤어요. 공연 하시는 선배님들도 많이 나오셔서 너무 좋았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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