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에 이를 결정할 수 있음을 내비쳐 파문이 일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 수해를 입은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의 진위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 조건을 재협상하기 위해 협정에 남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협정 폐기를 위한 내부 준비는 많이 진척돼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일 협정 폐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고위 참모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나. 지난달 22일 한국에서 열린 한미FTA 개정을 위한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아무런 소득 없이 팽팽한 평행선만 그었다는 보고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 카드'라는 마지막 압력 수단을 사용하려 하는 모양새다.

둘. 워싱턴포스트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정 등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는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실험, 일본 상공으로의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점점 더 적대적으로 돼가고 있는 시점에 한국 정부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폐기하고,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어떤 논의도 거부하기로 한다면 양국 간에 무역전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셋. 한미FTA는 지난 2007년 조인돼 2012년 발효된 것으로, 양국 간의 무역규모는 112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FTA가 폐기된다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철강 등의 수입 관세를 크게 끌어올리고 이에 맞서 한국도 미국산 농산물 등에 대한 수입 관세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며 양국간 경제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넷. 특히 미국과 손발을 맞춰 국내 사드 배치를 강행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전방위 경제보복을 당해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한미FTA 폐기 공세까지 가해질 경우 한국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게 불을 보듯 뻔하다. 후폭풍으로 반미 의식도 크게 확산되는 등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KBS뉴스 영상캡처

사진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