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오는 11월17일 발행하는 2000원권 기념 은행권(지폐)의 인기가 뜨겁다.

공식후원은행인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체국 등 11개 금융기관과 판매대행사인 풍산화동양행에서 지난 11일부터 예약 접수를 진행 중이다.

 

 

2000원권 기념 지폐는 1장 낱장형과 2장 연결형, 24장 전지형 등 3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발행량은 낱장형 92만장, 연결형 21만 세트(42만장), 전지형 4만 세트(96만장) 등 총 230만장이다. 판매가격은 낱장형이 8000원, 연결형은 1만5000원, 전지형은 16만8000원이다. 이 가운데 전지형의 판매 속도가 가장 빠르다. 예약접수 5일 만인 지난 15일 기준으로 12개 금융기관 중 6곳에선 이미 매진 상태다. 기념지폐에 대해 궁금한 5가지.

 

하나. 2000원권 지폐 판매가는 8000원으로 액면가에 비해 4배 높은 가격이지만 처음 발행되는 기념지폐란 점에서 컬렉터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기념 화폐는 유통 목적 보다는 수집 목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액면가 자체는 상징적인 것이지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액면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법정화폐의 기능을 가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마트나 시장 등에서 거래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둘. 기념 화폐 가격은 제조비와 포장비, 시장 상황을 감안해 결정된다. 올림픽 홍보와 운영 경비 재원 조달을 위해 국내와 해외 판매를 목적으로 발행하기에 통상 액면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홍콩이 발행한 기념화폐의 경우 액면가가 3000원 정도였지만 판매가는 2만원 정도로 우리보다 훨씬 높았다.

 

 

셋. 이번 기념 지폐는 한국은행이 발행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전량 인수해 판매한다. 한국은행이 액면가로 조직위에 지폐를 넘겨주면 조직위가 제조비, 판매 수수료, 포장비, IOC 로열티 등을 전액 부담하고 판매가도 사실상 조직위가 결정하게 된다. 발행 근거도 한은법이 아닌 특별법이다.

 

넷. 2000원권의 크기는 140㎜×75㎜로 5만원 지폐보다 가로는 짧고 세로는 길다. 앞면에는 등 동계올림픽 7개 종목 도안이, 뒷면에는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소재로 한 호랑이와 소나무 형상이 담겼다. 위조방지장치도 5만권에 준하는 높은 수준으로 제작됐다.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의 경우 평창을 상징하는 한글의 자음 'ㅍ'과 'ㅊ'이 교차해 움직이도록, 홀로그램은 대회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을 구성하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혼합해 눈꽃송이 모양으로 형상화됐다. 또한 지폐 기번호의 문자와 숫자는 크기가 오른쪽으로 가면서 점차 커지도록 했으며, '개·폐회식 경기장'을 소재로 한 숨은 그림을 적용하고, 액면숫자 '2000'은 특수 잉크를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황금색과 녹색이 보이도록 했다.

 

다섯. 실제 수집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도 액면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념주화나 지폐의 가치는 발행 당시 해당 인물이나 대회의 인기와 발행량(희소성), 디자인 등에 따라 결정된다. 국내에서 기념 화폐가 발행된 적은 없기에 가치를 비교·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최근 큰 인기를 끈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1차 3만2000부 발행)의 경우 수집상, 인터넷 등에서 판매가 2만3000원보다 10배가량 비싼 2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5만~6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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