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카페에서 반려견이 두개골이 짓눌려 사망하는 도살 사건이 일어나 네티즌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2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랑하는 애견이 애견카페에서 도살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시베리안 허스키 성견에게 두개골이 바스라져 그로 인한 과다출혈로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며 말문을 연 글쓴이는 "허망하고 분하고 그렇게 간 우리 두리(반려견)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러나 사고 후 업체의 대응을 보면서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고 말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유산을 하고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설득 끝에 반려견 두리를 입양했다고 밝힌 글쓴이는 "아내는 그동안의 반대가 무색할 정도로 두리를 입양한 후로 틈만 나면 씻기고 빗질하고 돌보았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과 첫 뜀박질을 보고, 딱딱 사료씹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렇게 행복해했고, 아내의 상처가 아물어 가는듯해서 너무 다행스러웠다"며 두리가 가족들에게 중요한 가족같은 존재임을 강조했다.

사건의 발단은 2박 3일의 여행을 위해 반려견을 애견카페에 맡긴 것이었다. 둘째날 오후 업체에서 강아지 사진을 안 보내준다며 아내가 걱정하자 카페 측에 연락을 취한 글쓴이는, 무려 20kg이 넘는 시베리안허스키 성견과 한 우리 속에 놓여있던 반려견이 공격을 당해 도살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하지만 카페 측은 "단순한 사고이니 개값을 물어주겠다"는 식으로 대응했고 "내 개도 똑같이 죽여라"라고 덧붙이며 글쓴이를 분노케 했다는 전언이다. 글쓴이는 바로 비행기를 잡고 병원으로 갔지만, 힘들게 숨을 몰아쉬던 반려견은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반려견의 장례를 치룬 이후 글쓴이는 약속 시간에 맞춰 애견카페로 향했지만, 카페에 동행한 형과 함께 체포되는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 글쓴이는 "경찰에 따르면 카페 사장은 미리 파출소에  영업 방해를 하고 전화로 협박한 남자가 있으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고, 너무도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며 선조치를 취해달라는 신고를 수차례 했다고 한다"며 "경찰관은 형과 저를 현행범이라고 막무가내로 체포했다. 사장과 약속을 한 시간에 약속 장소에 도착한 우리는 한마디 입도 못떼고 체포됐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1박 2일 동안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경찰서를 오간 글쓴이는 다음날 카페측 사장에게서 "앞으로 모든 내용과 일체의 협의는 선임한 변호사와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장은 내가 경찰 불러서 고함치고 겁주고, 변호사 선임했다 이야기하면 겁먹고 입닫는 개돼지로 보인 모양이다"라며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글쓴이는 "앞뒤없이 경찰이 달려와 민원해결해 주는 그 업체는 신성한 공권력을 교묘히 이용하는 건가, 아니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건가"라며 의문을 제기하더니 "생명에 대한 예의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업체에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서 형식적이라도 사과와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 

 

해당 게시글이 확산되자, 카페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카페 측은 "그분(글쓴이) 형이라는 분도 오셨다. 허스키를 (죽이라고 해서) 죽이지 않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그건 무조건 안되고 꼭 죽여야한다고 했다"며 "위로금으로도 안된다고 했고, 그렇다면 저희 잘못이니 그 개가 아닌 다른 아끼는 아이를 대신 죽이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카페 측은 "도저히 타협없는 도돌이표라서 중재를 위해 경찰을 불렀다"며 경찰 신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어 "허스키 주인분들도 오셔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으나 무조건 허스키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며 "직원을 풀어 인터넷에도 올리고 중국교포도 메일 보낸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가게 문 닫고 도망갈거라 생각했는지, 가게문 닫으면 불지를테니까 열고 기다리라고 하더라"며 "문 열고 하루종일 기다리자 오후 8시쯤 망치를 들고 오셨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도 개를 키우는 사람으로, 그리고 사고 전날 14년된 저희 강아지를 보낸 사람으로 그분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겠나. 아무리 얼굴을 못본다고 해도 기본 예의는 지켜달라"며 호소했다.

한편 해당 소식에 네티즌들은 "대형견과 소형견을 한공간에 두면 어떡하냐" "애초에 카페측이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자기가 아끼는 강아지를 대신 죽이라는 건 뭐냐" "두리 주인분에게 왜 바로 연락하지 않았냐" 등 사장을 향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장도 허스키 주인도 미안하다고 했는데 허스키를 죽이라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사장 인스타 댓글을 보니 경찰 부를만은 한 것 같다"며 사장의 편을 들어주는 입장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가족같은 반려견이 죽었는데 나라도 눈 뒤집힐 것 같다" "사장이 단 댓글의 진위여부를 밝혀야할 듯" "전적으로 글쓴이가 피해자인 상황"이라며 글쓴이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 애견카페 측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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