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일단 윤철 역에 최원영씨 같은 상대 배우를 만난 것이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유연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큰 눈으로 진정성을 주는 연기도 잘하고, 코미디도 그 누구보다 강하다. 아이디어도 참 좋아서 오래 휴식했던 내게 정말 많은 도움과 조언을 해줬다. 서로 조언을 해주면 그걸 또 서로 흡수하고 더하고 더해서 더 좋은 시너지가 있었던 것 같다. 후반에 웃긴 장면을 찍을 때마다 서로 뭐라고 말로 장황하게 설명 안 해도, 척하면 척척 찰떡같이 알아들어서, 코미디 호흡도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아슬아슬한 긴장 관계를 이어나간 남편 김윤철 역의 최원영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김정은. 뿐만 아니라 “심혜진 선배님은 꼭 만나보고 싶었던 분”이라며 “마지막에 심혜진 선배님과 감정적으로 타이트하게 연기한 씬들이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라고 무한애정을 나타냈다. 대립각을 세웠던 후배 연기자인 최유화는 어땠을까.

“연기를 지켜보는 선선미역의 최유화는 나와 세게 대립하는 컷들을 찍을 때마다 중간중간에 뒤돌아서 주먹 쥐고 벽을 치거나 잠깐 밖에 가서 욕을 하며 소리를 지르다 왔다. 그러면서도 나와 너무 친해지고 싶은데 늘 죄송하다며.... (물론 지금은 친하다). 그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현장에서 몸을 부딪혀가며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너무 예뻐보인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파리의 연인’은 물론 ‘나는 전설이다’, ‘울랄라 부부’ 등에서 러블리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김정은. 하지만 최근의 작품 행보에서는 장르적인 색채가 보다 진해진 캐릭터를 택하고 있었다. 특별한 계기를 묻는 말에 김정은은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 요즘 트렌드가 그렇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요즘은 로맨틱 코미디 대본이 그리 많지가 않고, 더구나 지금 내 나이에 로맨틱 코미디는 더더욱 찾기 어렵다. 시대가 변하면서 미드나 영드의 장르물을 나조차도 너무 좋아하고 즐겨보게 됐고, 시청자들은 빠른 전개의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선호하시는 것 같다. ‘나의 위험한 아내’는 사실 완벽한 장르물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납치극을 벌이고 50억을 쫓고 쫓기는 판타지 장르물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사실 그 안에는 인물들을 깊게 들여다보며 부부와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부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음악프로그램 MC를 했을 정도로 배우로서 작품 활동은 물론, 예능 활약도 보여줬던 김정은.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또 관심을 보내고 있는 만큼 예능 활동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좋은 작품은 물론이지만 예능도 재미있는 게 있으면 하고 싶다. 다만 요즘 많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자신이 없고, 옛날 초콜릿 같은 기획이 있으면 좋겠다. 물론 그걸 똑같이 복제 답습하고 싶지는 않고 무언가 업그레이드가 되어야겠지만… 여전히 난 무대가 좋고 노래, 밴드를 사랑한다”

사진=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