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남주혁은 온라인 제작보고회 당시 ‘조제’ 제작기 영상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그때 제가 울어서 죄송합니다”라고 한 남주혁은 온전히 작품 안에 빠져들어 있었다. 그만큼 남주혁이 ‘조제’에 모든 걸 쏟아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때 제작기 영상을 처음 봤는데 영석(남주혁)과 조제(한지민)가 만나는 과정이 담겨 있더라고요. 어떻게 두 캐릭터의 관계가 진행되는지 아니까 관객의 입장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모든 작품에 최대치로 몰입하려고 하다보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긴장했다면 안 그랬을 텐데 아무 생각없이 봐서 눈물 난 거 같아요.”

“제가 운동하면서 승부욕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은 많았어요. 경기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운 적도 있고요. 저란 사람 자체가 감수성이 좀 풍부한 편인 것 같아요.(웃음) 한동안 눈물을 숨기고 살았어요. 창피해서요. 이런 감정들 또한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이젠 숨길 필요가 있나 싶어요. 제가 느낀 감정들을 연기로 승화시켜 다 표현해보고 싶어요.”

영화에서 영석은 조제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조제의 한 부분이 되고 싶어하고 그에게서 자신과 다른 면을 발견하게 된다. ‘조제’는 단순히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2030 청춘들의 현실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그 중심에 있는 캐릭터가 바로 영석이다.

“영석은 되게 평범한 친구 같았어요. 그 평범함을 극대화하고 싶었죠. 어떻게 하면 극 안에서 ‘저 친구는 어디서 살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동안 맡아왔던 청춘의 밝고 긍정적인 느낌보다는 섬세하고 깊게 보여줄 수 있는 영석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실생활 연기에 대한 고민도 했었죠. 원작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와 영석을 비교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관객 여러분들이 보시고 느끼는 감정들에 따라 두 캐릭터가 비교되겠죠.”

“대학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해야하는 영석에겐 현재,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어요. 조제와의 첫만남은 낯설었지만 그와 이야기를 하며 가까워지면서 영석이 사랑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것 같아요. 그 대상이 조제였죠. 영석은 내 인생만 책임지기 보다 누군가도 책임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거예요.”

이 영화는 화려한 영상미,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 등 보고 들을 거리가 많다.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기 충분한 요소들이 존재한 것이다. 남주혁은 영석과 조제의 이별 장면, 유원지 장면을 기억나는 신으로 꼽으며 ‘조제’를 곱씹어봤다.

“이별 신 안에서 주는 대사, 분위기들을 온전히 느끼려고 했어요. 제가 영석에 온전히 감정이입할 수밖에 없었어요. 영화 막바지 촬영이었거든요. 그래서 쌓아온 감정을 터트릴 수 있었어요. 배우로소 신을 표현하기 좋은 환경이었죠. 감독님과 다양하게 많이 찍을 수 있었어요. 무덤덤한 표정부터 눈물 흘리는 것. 영석의 감정을 다채롭게 보여드리기 위해 테이크마다 다르게 연기했어요.”

“유원지 장면은 계속 기억에 남아요. 조제가 놀이기구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하는 순간도. 인물이 주고 받는 대사, 표정뿐만 아니라 공간이 주는 분위기도 남달랐어요. 그런 부분에서 그 신이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했어요.”

③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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