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성악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가진 배로나를 연기하는 만큼, 김현수도 연기 외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극중에 배로나가 레슨을 받는 모습 등이 등장했기 때문. 김현수는 “성악 대역분과의 립싱크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 동안 발음과 입모양, 호흡을 배우고 연습했어요. 이태리어와 독일어는 처음이라서 가사를 외우는 것이 어려웠어요”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편부모 가정이라는 이유로 배로나는 청아예고에서 끔찍한 괴롭힘을 당했다. 초반 이런 장면들이 논란이 될 정도로 그 정도가 심각했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김현수 입장에서 힘들거나 괴롭진 않았는지 물었다.

“아무리 연기지만 로나를 연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 친하고 좋은 분들이라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서 많이 힘들진 않았어요”

부모의 성향과 자신이 처한 현실에 따라 성격이 분명했던 헤라팰리스 아이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면 누가 좋겠냐는 말에 김현수는 하은별(최예빈)을 꼽았다. 하은별은 천서진(김소연)의 딸로 할아버지의 충격적인 죽음의 진실 이면을 알고, 끝내 실어증을 앓다 광기어린 모습을 드러낸 파란만장한 인물이었다.

“저는 로나 다음으로 은별 캐릭터가 흥미로운 것 같아요. 로나 입장에서 제일 악하지만 사실 정신적으로 가장 약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하는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개를 쉽게 예상할 수 없는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이기에 ‘펜트하우스’는 시청자들의 추측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추리를 이어가려다 보니 매의 눈으로 드라마를 2번, 3번 돌려보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뜨거웠던 시청자 반응 중 김현수의 기억에 가장 남는 건 무엇인지 물었다.

“아무래도 오윤희 트렌스젠더설이지 않을까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캐치하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 해명 아닌 해명 기사까지 났더라고요. 현장에서도 다들 재미있어 했어요”

그리고 시청자들의 수많은 추측 중에는 배로나, 주석훈 커플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전개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을 끌어와서 두 사람의 미래를 점지(?)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김현수도 동의할 수 밖에 없었던 설득력 있는 시청자 추측은 무엇이었을까.

“최근에 로나와 석훈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징한다는 글을 봤는데 설득력있더라고요. 배로나라는 이름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Verona를 연상시켜서 그런 것 같아요. 로나가 지금은 비록 이렇게 아픔을 겪고 있지만 언젠가는 석훈이와 풋풋한 사랑을 이어나가길 바라고 있어요”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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