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공식 초청된 세계적인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현지를 뜨겁게 달궜다.

 

 

19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첫 공개된 ‘세 번째 살인’은 승리밖에 모르는 변호사 시게모리가 자신을 해고한 공장 사장을 살해해 사형이 확실시되는 미스미의 변호를 맡게 된 뒤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 법정 드라마다.

고레에다 감독을 대표하는 따뜻한 가족영화와는 결이 다른 법정 드라마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언론의 관심이 대단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홈드라마를 많이 했던 것은 개인적인 생활 안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이가 생겼던 10년간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시야를 넓혀 ‘일본 사회에 살면서 무엇에 절실한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사람이 사람을 심판한다는 것을 파헤쳐 보고 싶었다. 이번 작품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기획 배경을 밝혔다.

시게모리 역 마사하루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이후 두 번째 부산 방문이다. 강렬한 연기변신 비결에 대한 질문에 "너무 채워가지 않고 여백을 갖고 현장에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준비를 너무 많이 해서 가면 감독님이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준비해온 것과 실제 촬영 현장에서 직접 일어나는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상대 배우와 연기하며 캐릭터가 가진 배경이나 다른 인물과의 관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아갔다"고 부연했다.

‘세 번째 살인’은 변호사 시게모리와 피고인 미스미(야쿠쇼 코지)의 접견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며 2시간 동안 펼쳐지는 두 남자의 밀도 높은 심리전을 극대화시켰다. 후쿠야마는 “치밀하게 계산한 게 아니라 여백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 야쿠쇼 코지의 휼륭한 연기에 반응하다 보니 좋은 장면이 탄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를 찍으면서 참고한 것은 서스펜스나 스릴러가 아니라 서부극이었다"며 "대치하는 두 남자가 상대의 마음을 살피면서 누가 먼저 권총을 빼 드느냐 하는 부분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팬들이 영화를 어떻게 봤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의미에서 배신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제 전작들을 사랑해주신 팬들 뿐만 아니라 서스펜스, 스릴러, 수수께끼를 기대한 분들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배신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를 보고 난 뒤 '정말 살아있는 게 싫어졌다'란 느낌이 드는 영화는 만들지 않는다. ‘세 번째 살인’도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후쿠야마는 함께 작품하고 싶은 한국감독으로 이창동 감독을 언급하며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을 때 고레에다 감독님의 소개로 이창동 감독님과 함께 간장게장을 먹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함께 작업하고 싶다. 같이 간장게장을 먹은 사이라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세 번째 살인’은 올 겨울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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