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대종상이 납득할만한 수상 결과로 '리부트'에 성공했다. 
 

오늘(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54회 대종상영화제가 열렸다. 몇 년째 신뢰도 하락을 거듭해왔던 대종상영화제는 올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흥행작품에 상 몰아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수상으로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이다.
 

우선 역사를 소재로 한 ‘박열’이 5관왕에 올랐다. 연출을 맡았던 이준익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고, 의상상과 미술상도 따라왔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건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동시 수상한 배우 최희서다.

그는 여우주연상 수상 후 "관객분들께 감사하다고 하고 싶다. 열심히 이준익 감독님과 이제훈 씨와 홍보를 해서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 영화관 내리고 나서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남우주연상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설경구가 받았다. 최근 대종상의 흐름이 흥행작에 대한 평가가 좋았었던 걸 생각하면, 설경구의 수상은 다소 의외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불한당' 당원들이 단관 행사 계속 이어가고 있다. 끝까지 사랑해줘서 감사하다. 팬 여러분 사랑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이 먹을수록 꺼낼 카드가 없는데 작품마다 새로운 카드를 꺼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15년 만에 이 무대에 섰다. 이전까지 한 번도 폼을 못잡았다. 3초만 폼 잡고 아웃되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종상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은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올해 최고의 흥행작 ‘택시운전사’에게 돌아갔다. ‘택시운전사’는 이날 작품상과 기획상까지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장훈 감독을 대신해 시상대에 오른 제작사 더 램프 박은경 대표는 “근사한 작품 만들어 주신 장훈 감독님 감사드린다. 또 뜨거운 현장에서 뜨거운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 감사드린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남녀조연상은 '더 킹'의 배성우, 김소진에 돌아갔다. 김소진은 시상식에 불참했다. 신인 감독상은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이 받았다.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엄 감독은 영상으로나마 감사인사를 전했다.

남녀 신인상은 '청년경찰'의 박서준, '박열'의 최희서가 받았다. 특별상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영애가 수상했다. 참석한 배우들은 기립박수로 고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 '택시운전사'

남우주연상 =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여우주연상 = 최희서('박열')

감독상 = 이준익('박열')

공로상 = 故 김영애

의상상 = 심현섭('박열')

미술상 = 이재성('박열')

시나리오상 = 한재림('더 킹')

음악상 = 달파란('가려진 시간')

남우조연상 = 배성우('더 킹')

여우조연상 = 김소진('더 킹')

편집상 = 신민경('더 킹')

조명상 = 김재근('프리즌')

신인남우상 = 박서준('청년경찰')

신인여우상 = 최희서('박열')

신인감독상 = 엄태화('가려진 시간')

기획상 = 최기섭 박은경('택시운전사')

촬영상 = 박정훈('악녀')

기술상 = 정두원 윤형태('악녀')

사진=제54회 대종상 포스터, TV조선 '대종상' 중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