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대사의 과반에 욕설이 들어가는 형사2. 과격하게 비칠 수도 있는 욕설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신성민은 “보시는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라면서도 형사2 캐릭터를 위한 하나의 장치로 이를 받아들였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욕설은 단지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었어요. 만일 이 연극을 보고 욕설이 많다고 느끼셨다면 배우 입장에서 죄송스러워요. 극을 위한 장치 중 하나인데, 그게 더 들어왔다면 제가 연기를 잘못한 거겠죠. 형사2에 체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부차적인) 고민보단 혁이에게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 거 같아요”

‘연기는 액션과 리액션’이라는 말이 있지만 형사2의 상대 혁이는 소리도 형체도 없다. 액션도 리액션 없는 연기가 어렵지 않냐는 말에 그는 “그게 재밌었어요”라고 전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흥미로웠어요. 혁이를 구체적으로 그려놓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구체적으로 바라봐야지 리액션을 할 수 있어요. 관객들이 보기에는 그저 액션일 수도 있지만 액션만으로 (극이) 앞으로 갈 수 없거든요. 혁이의 태도와 표정과 말투를 구체적으로 설정을 해뒀어요. 그래야 제가 리액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형식이 저에게는 처음이다 보니 상상력을 많이 자극하게 되는 거 같아요”

신성민과 마찬가지로 이런 고민을 나눠 가진 배우들이 이창용, 김선호였다. 두 배우에 대해 신성민은 “좋은 점이 너무 많죠”라며 “좋은 부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셋이 머리 맞대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재미있게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었어요”

‘얼음’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와 맞물려 아쉬움을 남겼다. 좌석 간 띄어앉기 수칙을 지키려다 보니 한 회차에 만날 수 있는 관객의 수가 현저히 줄어 들었다. 하지만 시국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리를 채워준 관객들이 배우에게는 큰 원동력이 됐다.

“배우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시국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 이런 시국에도 공연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느끼는 계기가 된 거 같기도 해요. 마스크를 쓰고 객석에 앉아 계시는 분들을 보면 어떤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를 정도에요.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뮤지컬과 연극, 그리고 매체 연기까지 섭렵하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신성민. 그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돌아온 첫 마디는 “어려운 질문인 거 같아요”였다.

“연기를 해오면서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앞으로도 바뀔 수도 있는, 현재진행형인 부분인 거 같아요. 제 생각보다는 관객분들이 보시기에 ‘저 사람이 연기를 잘한다’라고 느끼시는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 아닐까요. 저의 연기적인 가치관을 말씀 드리기엔 1년 뒤에 후회할 거 같아요(웃음). 내가 이런 말을 했나 싶어서. 생각은 계속 변하니까, 확신하듯 단언하는게 조심스러워요”

끝으로 연극 ‘얼음’이 신성민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지 물었다.

“끝나야 알 거 같아요. 사실 공연이 끝난대도 딱 아는건 아니에요. 이 작품이 나한테 무언가를 주고, 조금이라도 성장했다고 느끼는건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더라고요. 매 작품마다 그런 순간이 다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궁금해요. 이 작품이 나한테 어떻게 남을까”

사진=파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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