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들이 2018년도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 내년에도 KBO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지난 몇 년 간 각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줬던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36), 넥센 히어로즈의 앤디 밴헤켄(38), NC 다이노스의 에릭 해커(34)가 KBO가 공시한 각 팀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보통 에이스가 아니라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바 있는 특급 에이스 외인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다소 의외로 다가온다.

 

‣ 더스틴 니퍼트 - 두산 베어스

니퍼트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장수 용병으로 활약했다. 통산 94승43패 평균자책점 3.48로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을 만큼 꾸준했다. 한 시즌만 더 뛰면 100승은 확실시 된다. 2016년에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 2015~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올해는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몸값 총액 210만 달러를 받은 그는 재계약 시 KBO 외국인 선수 계약 규정상 다음 시즌 최소 75%인 157만5000달러를 보장 받는다. 하지만 올 시즌 부진한 활약과 마흔 살에 가까운 나이가 재계약의 걸림돌로 작용한 모양새다.

 

‣ 앤디 밴 헤켄 - 넥센 히어로즈

밴 헤켄 역시 6시즌 동안 넥센의 에이스 투수로 헌신해 온 용병이다. 2012년 첫 합류한 그는 첫 해 11승8패, 방어율 3.28로 가능성을 비췄고, 2013년엔 12승, 2014년엔 20승 고지에 오르며 다승왕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골든글러브도 밴 헤켄의 차지였다. 2016년 잠시 일본 리그로 진출했었지만, 6시즌 총합 73승4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도 세월 앞에 조금씩 구위가 무뎌져 갔다. 올 시즌 평균 자책점은 3.77로 한국 무대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고, 후반기만 뛴 2016년 시즌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10승에도 실패했다. 구위 저하가 뚜렷해진 모습에 넥센은 결국 외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 시즌엔 과거 한화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가 밴 헤켄의 자리를 대체할 전망이다.

  

‣ 에릭 해커 - NC 다이노스

NC의 장수 외인 에릭 해커 역시 팀과 작별했다. 해커는 NC가 창단된 뒤 1군에 진입한 2013시즌부터 팀에 합류해 올해까지 5시즌을 함께한 선수다. 2013시즌 4승11패, 2014시즌 8승8패로 첫 2년 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5시즌 19승(5패)을 따내면서 다승왕에 오르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13승(3패), 올해 12승(7패)을 따냈고 3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제 몫을 했다.

그러나 2015년 204이닝을 소화한 이후 지난해 140.2이닝, 올해 160.1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며 내구성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 두 차례 등판해 호투했지만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선 부진 끝에 3.2이닝만에 강판됐다. 결국 NC는 해커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 외국인 투수 로건 베렛(27)을 영입했다. 

사진=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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