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을 소재로 한 영화 ‘오리엔트 특급살인’이 지난달 29일 국내 개봉과 함께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작품은 이미 몇차례 영화화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영화와 2017년판, 원작의 연출 차이를 따져보는 재미가 쏠쏠할 뿐 아니라 케네스 브래너, 조니 뎁, 미셸 파이퍼, 페넬로페 크루즈, 주디 덴치, 윌렘 데포 등 막강한 배우들의 호화 캐스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앞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명탐정인 셜록 홈즈를 현대식으로 각색한 영국 드라마 ‘셜록’이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한국 팬들의 추리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이며,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서 주인공인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 역 및 감독을 맡은 케네스 브래너가 어떤 매력을 선사할 지도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추리물을 좋아하는 싱글들이라면 눈길이 갈 만한 지점이 있다. 사실 알고 있으면서도 별 생각 없이 넘겼던 ‘명탐정은 독신이다’라는 점이다.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김전일(일본 추리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주인공)이나 코난은 고정된 여자친구가 있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속 탐정 중 부부 탐정도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명탐정들은 죄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 국내 흥행 시리즈 영화 '조선명탐정'의 주인공 김민(김명민) 역시 마찬가지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의 에르큘 포와로는 평생 ‘모태 솔로’였다. 그는 소설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나이가 지긋한 중년 신사로 묘사되지만, 결혼한 적이 없으며 연애 경력도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특별히 왜 그런지 본인이 말하지도 않는다.

극중 케네스 브래너는 소설 속 ‘키가 작고 우스꽝스러운 수염을 기른 벨기에 독신 남성’의 모습을 나름 성실히 재현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많은 미녀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포와로와의 러브라인은 절대 없다. 로맨스를 피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걱정없이(!) 관람할 수 있다.

 

 

독신 명탐정이라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포와로와 쌍벽을 이루는 인기 주인공인 제인 마플도 빼놓을 수 없다. 제인 마플 또한 ‘미스 마플’이라는 호칭이 보여주듯 평생 결혼한 적이 없고 조용한 마을에서 홀로 살아가는 할머니다.

그러나 앉아서 뜨개질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할머니가 수 년 간의 경험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 비상한 추리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미스 마플 역시 독신으로 평생을 사는 이유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는다.

에르큘 포와로와 달리 영국을 대표하는 인기 최고의 명탐정 셜록 홈즈는 원작 소설 중에서 자신이 독신인 이유에 대해 “남녀간의 연애는 추리 능력을 무뎌지게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친구인 왓슨에게 연인이 생기고 결혼에 골인하는 과정에서도 홈즈에게는 아무 일이 없다. 자신을 속여 넘기는 데 성공한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아이린 애들러(‘보헤미아 왕국 스캔들’)에 대한 존경심 정도만 언급된다.

더불어 탐정이 주인공인 작품은 스릴러나 범죄액션 장르물이 대부분이라 스토리 전개 및 장르적 특성에 집중하다보니 '독신' '로맨스 배제'를 장착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대판으로 각색된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는 좀 다르다. 물론 독신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원작 속 홈즈처럼 여성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아니며, 키스신마저 등장해 흥미롭다. '셜록' 자체가 무겁고 어둡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과 유머코드를 담아낸 작품이라는 점과 주연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섹슈얼한 매력을 살리기 위한 독신탐정의 진화(?)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사진출처= 영화, 드라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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