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인구 천만 시대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일반 주택가에서도 동물병원, 애견ㆍ애묘카페 등이 쉽게 눈에 띈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1인가구에게 있어 무한 애정을 선사하는 반려견은 제2의 가족과 같다.

 

 

그러나 반려동물 천만시대의 그늘도 존재한다. 최근 시바(일본의 중형견 품종)견이 여성의 얼굴을 물어 큰 상처를 내는 사건이 발생했고, 유명 연예인의 가족 반려견이 사람을 문 뒤 피해자가 감염되면서 사망하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내 눈에는 예쁘지만 남에게는 두려운 존재일 수 있는 반려견이 혹시라도 사고를 칠까봐 견주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2살 시바견 마유(가명)를 3년간 키워 온 30대 남성 J씨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최근 시바견 사건이 일어난 뒤 거리에서 마유를 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게 차가워진 데다, 마유가 다른 사람들에게 곧잘 하다가도 갑자기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조마조마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J씨는 강동구청이 지난달 말 동물보호단체 유기견없는도시와 함께 연 유기동물 입양 카페 강동 리본 센터에서 반려동물 교육 과정인 ‘서당개’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유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반려견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J씨의 마유 교육기를 항목별로 정리해 봤다.

 

'서당개' 공식 홈페이지. 지역별 교육 정보를 볼 수 있다.

★어디서?

리본(reborn) 센터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있다. 기본적으로 유기동물 입양을 유도하는 공간인 만큼, 1층은 유기동물 분양센터를 겸하는 카페, 2층은 입양 상담실이고 3층이 교육장이다. 3층에서 진행되는 반려동물 교육 프로그램 ‘서당개’는 ‘서툰 당신의 개’  또는 ‘서툰 당신에게’라는 의미이다. J씨와 마유는 ‘서당개’ 4기 교육에 참여했다. ‘서당개’ 프로그램은 강동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의 홈페이지에서 타 지역 교육 신청과 후기를 볼 수 있다.

 

'서당개' 교육장에서 J씨의 반려견 '마유'가 훈련을 받고 있다.

★어떻게?

교육은 매주 토요일, 5주 동안 약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됐다. 하루에 A, B, C 세 반이 있어 편리한 시간에 맞춰 수강할 수 있었다.

2만원의 수강료가 있다. 하지만 교육을 받으며 간식, 사료를 증정받는 혜택이 있고 반려견을 위한 목줄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도 있다. J씨는 “2만원의 수강료는 이를 감안해도 매우 저렴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의 종류나 나이, 크기에 제한은 없지만 동물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리본 센터의 교육은 강동구민 반려견으로 제한된다.

 

'서당개' 프로그램에서 받은 사료, 간식과 교육 수첩. 목줄은 J씨가 수강하며 직접 만들었다. 

 

★무엇을?

J씨의 반려견 마유는 활달하지만 예민한 성격이어서 쉽게 으르렁대는 것이 문제였다. 또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간식을 받으면 잘 먹으면서도 먹고 나서 공격적으로 변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당개’에서는 이런 마유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전문 강사들과 인내심을 쌓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으며, 다른 개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질투심과 욕심을 줄이도록 유도했다.

 

'서당개' 교육 수첩. 지도사의 팁이 쓰여 있다.

 

★숙제는?

매주 교육이 끝날 때마다 숙제가 주어져 지속적인 관리를 돕는다.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숙제를 제대로 했는지 인증해야 하므로 나름대로 엄격한 시스템이다. 반려견의 수준에 따라 맞는 숙제가 주어지고, 숙제를 잘 하고 행동이 개선되면 포상도 있다. 마유는 숙제를 잘 하고 지도사가 시키는 미션도 쉽게 수행해, 모범 사례로 꼽히며 다른 문제견들 앞에서 시범도 많이 보였다.

 

온라인 카페에서 숙제를 확인한다.

 

★만족도?  

J씨는 마유가 ‘서당개’를 통해 나름대로의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그는 “꼼꼼하게 수첩에 기록해 주는 훈장님(반려견 지도사)의 팁도 도움이 됐고, 마유가 사회성을 기르는 데 규칙적인 모임을 가지는 활동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이 레벨 별로 세분화돼 있지는 않아, 좀 더 마유에게 필요한 세세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J씨는 “반려견의 문제 행동이 고민이라거나, 입양한 유기견의 정서적인 문제 때문에 힘들다면 포기하지 말고 교육을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서당개’ 교육과정을 추천했다. 

 

사진출처='서당개' 공식 카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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