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54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나홀로족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이 바뀌고 있다. 외롭고 쓸쓸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당당히 자신의 삶을 즐기는 이미지로 변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미디어에서 보여 지는 1인가구는 긍정적인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모습이다. MBC ‘나혼자 산다’, SBS ‘내 방 안내서’ '미운 우리 새끼' 등 숱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싱글남녀 연예인들은 일할 때는 프로의 모습을, 쉴 때는 여유롭게 일상과 취미생활을 즐긴다. 몇 해 전만해도 ‘노총각’ ‘노처녀’라는 다소 부정적 느낌의 이름표를 달고 있던 이들이 이젠 만인의 워너비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한국사회 1인가구 트렌드’에선 “1인가구엔 남성 30-40대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이는 소득과 소비 수준이 가장 높은 층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사회의 실질적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3040 세대 중 소득이 높은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삶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반전됐다. 이제 1인가구는 힘없고 돌봐줄 사람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탄탄한 사회ㆍ경제적 능력을 기반으로 자기만의 삶을 설계하는 이들을 지칭하고 있다.

 

‣ 싱글라이프가 외롭지 않은 이유

현재의 1인가구는 과거와 다른 궤적을 그린다. 예전엔 2인가구로 입성하기 위한 준비단계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연령을 불문하고 결혼과 가족생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1인가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 세대'라는 자조적인 이름표도 따라 나오지만 ‘내 삶’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

물론 1인가구는 혼자만의 삶을 만끽하고자 하는 욕구를 베이스로 하지만, 최근 1인가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건 과거보다 타인과의 관계소통이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홀로 골방에 은거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바운더리가 확장돼 타인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쉬워지고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① 연결성

혼자 살면서도 자신이 원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 더 넓은 사회와 연결될 수 있다는 건 만족스러운 1인가구의 삶을 영위하게 만든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고립감은 곧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엔 인터넷, 와이파이만 연결돼 있다면 집안에서도 바깥세상을 얼마든지 누리고 살 수 있다.

  

② 공유가능성

1인가구가 항상 혼밥, 혼술만 하진 않는다. 때때로 지인을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술을 즐기기도 한다. 이에 적합한 공간을 구성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개인 공간 자체가 공유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혼족들은 카카오톡, SNS 등을 통해 문자는 물론,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언제든지 자신과 상대방의 상태를 공유한다. 이는 자신의 사회적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 일조, 물리적으론 혼자 있어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더구나 과거엔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영화, 공연 등 문화 관람도 IPTV,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원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언제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③ 생활유지편의성

혼자 사는데 가사 노동에 익숙하지 않다면 번번이 난관에 부딪히곤 한다. 식사 장만과 식후 처리, 의복 관리, 청소 등등 집안일은 바쁜 싱글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가전제품, 1인용 가구는 싱글들의 부담을 덜어주며 1인가구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21세기 IT 기술은 ‘현대판 우렁각시’도 재현한다. 음식의 보관 상태를 알려주는 건 물론, 레시피까지 읽어주는 냉장고가 생활 속에 이미 들어와 있다. 또 로봇 청소기가 집안 곳곳으로 스스로 이동해 먼지를 없애준다. 식기세척기나 건조기, 스타일러 등은 이제 1인가구 필수품으로 정착하고 있다. 집안일은 이들에게 맡겨두고 개인은 자신의 삶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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