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4일 오전 10시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사무실에 피해자이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조순열 변호사 등 법률대리인단 소속 변호사가 조사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진 조사단장(왼쪽)과 서지현 검사[사진=JTBC, MBC뉴스 캡처]

조사단은 서 검사로부터 2010년 10월 동료 검사의 장례식장에서 일어난 안태근 전 검사장(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의 성추행 의혹을 놓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 검사로부터 진술 받을 예정이다.

서 검사가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가해자 감찰 등을 당시 근무처의 상관 등에게 요구했는지, 지난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뒤 법무부 간부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사건 진상규명 요구를 했는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박 장관이 서 검사의 이메일을 받은 뒤 법무부 간부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하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또 간부를 만난 자리에서는 서 검사가 진상조사 요구를 하지 않아 조사에 나서는 데 한계가 있었고 '부당한 사무감사나 인사 불이익' 등과 관련해서는 직속상관 등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라고 전하는 선에서 조치를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 검사 측은 성추행 피해를 본 사실, 이후 부당한 사무감사·인사발령 등 모든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며 진상조사 요구가 없었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발생한 뒤 부당한 사무감사와 인사 불이익이 이어졌다는 서 검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이미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상세한 진술을 들을 방침이다.

서 검사는 당시 사무감사 지적사항들이 상당 부분 부당했으며 그 결과 총장 경고를 받고 인사조처를 당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안 전 검사장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성추행 의혹을 덮고 인사 불이익을 주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조사단에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검사장은 "오래 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만 그 일이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상조사단은 아울러 서 검사가 폭로 당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안 전 검사장 외에도 상관과 동료 등으로부터 겪은 각종 성폭력과 성차별, 폭언 등에 대해 적었던 만큼 관련 내용을 묻고, 조사가 필요한 사안을 가려낼 것으로 전해졌다.

서 검사의 이날 출석은 조희진 조사단장을 둘러싼 일각의 자격 논란과 선을 긋고,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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