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연극계 성추행·성폭행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성추문 사과 기자회견을 앞두고 리허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동식 배우는 21일 페이스북에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오동식은 "나는 선배를 공격하고 동료를 배신하고 후배들에게 등을 돌린다"라며 "나는 개새끼다"라고 자조적인 글을 이어나갔다.

오동식 배우는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을 공개 고발한 첫 번째 글이 올라왔던 14일 새벽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극단 대표가 대책회의를 했다"고 말한 뒤 충격적인 폭로를 이어나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윤택 감독은 공개사과를 앞두고 성폭행을 부인하는 연습까지 했으며, 그를 비롯한 극단 고위 관계자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과 당시 정황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동식 배우는 "이윤택의 지시에 따라 서울 30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이던 '수업' 공연을 취소하고 부산으로 피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는 연희단거리패와 극단 가마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피해자의 입장이나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윤택은 자신이 연극을 당분간 나서서 할 수 없으니 저와 같은 꼭두각시 연출을 세우고 간간히 뒤에서 봐주겠다고 했다"며 "향후 할 작품과 캐스팅을 논의했고 변호사를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동식 배우는 "회의에서 김소희 극단 대표가 이윤택에게 성폭행 주장에 대해 진실이었냐고 묻자 '사실이었고 그것은 강간이었다'고 직접 밝혔다"고 전해 충격을 안긴다. 또한 오동식 배우는 "이윤택은 공개 사과를 하기로 결정한 후 변호사에게 전화해 형량을 물었고, 사과문을 써서 단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자회견 리허설까지 했다"고 밝혔다.

리허설 당시의 상황도 자세하게 묘사했다. 김소희 극단 대표가 기자회견 리허설을 하던 이윤택에게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라고 얘기했고, 이윤택은 다른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건 어떠냐"고 조언을 묻기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기했다는 전언이다.

마지막으로 오동식 배우는 "선생님은 이제 내가 믿던 선생님이 아니었다. 괴물이었다"고 털어놓았으며, "지금도 그들은 내가 극단 안에 있는 내부자라고 생각할 거다. 지금도 이윤택에게 전화가 오고 있다"라며 현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