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록밴드 YB의 보컬 윤도현이 뮤지컬배우로 돌아왔다. 1980-90년대 대중음악을 장악한 故이영훈 작곡가의 곡들로 꾸며진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통해서다. 윤도현은 이영훈 작곡가와 이문세의 노래를 즐겨듣던 세대. 이영훈 작곡가 생전에 많은 예쁨을 받았다며 좋은 추억도 간직하고 있었다. 때문에 무대 위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그의 진심이 여실히 전해진다. 사랑하던 곡들을 뮤지컬 무대에서 부르고 있으니 배우로서, 가수로서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 싶다. 

"저는 딱 그 세대예요. 학창시절 정말 많이 듣던 곡들이죠. 이영훈 작곡가님의의 곡들을 이문세 형님 목소리로 쭉 들어왔어요. 거기에 남다른 추억들도 많죠. 성인이 된 지금 뮤지컬에서 부른다는게 생각해보면 세상이 참 신기하구나 싶기도 해요" 

"제일 좋은건 그때 그 감성을 표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점이죠. '소녀'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제가 학창시절 좋아했던 여자아이와 얽힌 사연이 있어요. 헤어졌는데 그 친구 집이 강 옆에 있었거든요. 강둑에 올라가면 그 친구 방 창문이 보여요. 거기다 대고 그렇게 '소녀'를 불렀죠. 들리거나 말거나 매일같이 불렀고 덕분에 노래연습도 많이 됐어요.(웃음)"

'광화문연가'는 죽음까지 단 1분을 앞둔 명우가 월하와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을 다룬다. 윤도현은 명우 역에 대해 "바보같은 음악인"이라며 자신과 닮아있는 점들도 많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 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들 역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전했다.

"명우는 음악에 미쳐살았던 작곡가예요. 또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자기의 모든 감정들을 거기에 다 소비해버리는 어떻게 보면 바보같은 음악인이죠.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사랑하죠. 떠날때도 남겨진 사람을 생각하며 슬프지 않게 떠나려고 노력해요"

"저도 음악을 하고 곡을 쓰면서 산에도 들어가고 주변을 정리하기도 했어요. 그런 모습들이 공연 중간 중간 보여요. 창작자로서의 고통과 그로인해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그런게 가장 닮은것 같아요. 또 삶의 무게나 짐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떠나는 명우의 모습을 통해서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중장년층 분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공연 전반에 걸쳐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빗속에서' 등 명곡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기억이란 사랑보다'를 자신의 '원픽'으로 꼽은 윤도현은 너무도 좋아하는 곡들인 만큼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가져가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다만 월하의 넘버인 '빗속에서'를 부르지 못하는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

"원곡이 가진 느낌을 많이 훼손하지 않으려고 해요. 많은 분들이 이문세 형님의 목소리에 익숙해져있죠. 그런 감성, 리듬 같은 것들도 최대한 그대로 하려고 해요. 악보대로 정직하게 부르면 오히려 이질감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대중음악이 뮤지컬로 만들어질때 그런 것들이 유지되면 좋을거라고 생각해요"

"명우가 죽기전에 모든 걸 정리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기억이란 사랑보다'가 원픽일 것 같아요. 노래할 때마다 감정이 매마르지 않는 곡이라 좋아해요. '붉은노을'은 마지막 커튼콜때 정말 신나요. 또 '옛사랑'을 부를땐 정말 슬퍼요. 마지막 기억을 더음어서 사랑하는 아내와 작별하는 순간이니까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CJ ENM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