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에서 야간열차를타고 독일 뮌헨으로 넘어갔을 때다. 야간열차에 신기하게도 조식이 있었다. 빵과 따뜻한 차로 간단히 끼니를 떼웠다. 열차 안 화장실에서 씻는 것도 해결했다. 야간열차의 매력이다.
숙소 체크인 시간으로 인해 뮌헨에 도착하자마자 기차역 안에 있는 물품 보관함에 짐을 맡겼다. 그리고 바로 퓌센으로 향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는, 또 디즈니랜드 성의 모티브라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보기위해서다.
독일에 도착했을 무렵엔 눈이 많이 내렸다. 덕분에 날도 매우 추웠다. 퓌센은 뮌헨에서 기차로 약 2시간 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열차 운행을 한 시간마다 한대 정도 다녀서 당일치기로도 가능하다.
성 까지 올라가는 버스를 알아보려 했건만, 이날은 눈이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운행을 하지 않을뿐더러 성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있는 곳으로 가는 마리엔다리도 막아놨다는 슬픈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오랜시간 걸려 온 곳이라 당황했지만, 가까이에서라도 볼 생각으로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길에 만난 노란 호엔슈반가우성이다. 빨리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보고 싶은 마음에 사진으로만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나와 함께 발걸음을 맞춰 올라가는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30분쯤 걸었을까. 어느 정도 높이에 도달했을 때 아래를 내려다보니, 세상이 온통 새하얗게 눈으로 덮혀있었다. 그 절경을 보고있자니 마음이 뻥 뚫리는 것이다.
고개를 돌려 눈 덮인 산을 보자 감탄이 이어졌다. 꼭대기에 빼곡히 심어진 나무들과 듬성듬성 쌓여있는 눈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고있는 듯 했다. 외국에서 마주한 눈은 괜스레 특별하게 느껴졌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보였다. 하지만 내가봤던 사진들은 마리엔 다리에서 찍은 사진들이었기에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실망을 하고 말았다.
사진으로 남기고, 성을 다시 한번 바라봤다. 실망이라는 감정이 싫지만은 않았다.
여행은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고 느끼며, 더없이 멋진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이런 경험들과 감정은 여행에서만 느낄수 있는 값진 것들이기에 그저 소중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기에, 그 소중한 감정을 다잡았다. 나중에 다시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과 아쉬움을 남긴 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노이슈반슈타인성, 아쉬움을 뒤로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