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손예진이 물 만난 고기처럼 안방극장을 유영하고 있다. 커피회사 가맹운영팀 대리인 똑 소리 나면서도 빈틈 많은, 사랑스러운 윤진아로 분한 손예진. 14일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그의 장기가 압축된 장면들이 보석처럼 빛났다.

 

 

01. 정해인 집 벽장신

절친 남동생에서 연인으로 급전환된 준희(정해인)의 집에 들렀다가 친구 경선(장소연)과 통화하던 중 옆집 사는 경선이 캔맥주를 찾으러 느닷없이 준희의 집에 들이닥치자 혼비백산해 벽장 안으로 숨는다. 그 안에서 작은 목소리로 회사라고 속인 채 경선과 통화를 이어간다. 부랴부랴 들어온 준희가 누나를 내보낸 뒤 벽장 안에서 짜그라든 진아를 발견한다. 다리가 저려 움직이질 못하겠다고 울고 웃는 모습에 준희는 큭큭거린다. 짧은 시간 동안 놀램, 희비극을 오가는 손예진의 순발력이 대분출했다.

 

02. 달달한 하룻밤

둘만 남은 상황에서 결국 준희와 진아는 첫날밤을 보낸다. 준희는 진아를 발 비행기 태우며 장난을 치고 진아는 좋아 죽겠다는듯 웃음을 발사한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함께 잠이 든다. 손예진은 베테랑 여배우답게 민소매 티만 걸친 채 귀여우면서도 에로틱한 베드신 장면을 능숙하게 소화한다.

 

03. 동안 만들기 대작전

준희로부터 친구 커를들과 강원도 여행을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은 뒤 나이 때문에 주저하던 진아는 그날부터 동안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집안 거실에 있는 파워워킹 머신을 떠날 줄 모르는가 하면 다이어트 한다고 하더니만 야식 족발에 콜라겐이 많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족발에 달려든다. 잘 때는 얼굴에 리프팅 밴드를 부착하고, 일어나자마자 냉동고에 얼굴을 들이박고 있다가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을 당하기까지 한다. 천연덕스러운 코믹연기에 웃음이 솟구친다.

 

04. “내일모레 마흔이에요”

 

캠핑지에서 처음엔 섞이지를 못해 쭈뼛쭈뼛하던 진아는 새까맣게 어린 준희 친구들 여친들로부터 나이 질문을 받자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만 “내일모레 마흔이에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모두가 얼어붙는다. 이후부터 자연스레 왕언니 노릇을 하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나이는 세월의 훈장임을 웅변하듯 관록을 펑펑 터뜨린다.

 

05. 설원의 키스신

 

강원도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던 중, 준희와 진아는 차에서 내려 인적 없는 산으로 들어가 달달한 데이트를 잠시 즐긴다. 눈밭을 뛰고 구르던 두 사람은 새하얀 눈을 이고 선 아름드리나무 아래서 연속 입맞춤을 나눈다. 할리우드 클래식 영화 '러브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이 장면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만큼이나 아름다운 로맨스 여신의 키스신이 완성됐다.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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